(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년간 수녀를 성폭행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인도 사회를 들끓게 한 현직 주교가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인도 NDTV 등 현지 매체는 인도 남부 케랄라주 경찰이 수녀 성폭행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인도 프랑코 물라칼 주교를 9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NDTV는 인도의 고위 천주교 성직자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2천쪽 넘는 기소장에는 조지 알렌체리 추기경과 수녀 25명 등 83명의 증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물라칼 주교 관련 혐의는 지난해 케랄라의 한 수녀가 물라칼 주교에게 2014∼2016년 사이 14차례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인도 주재 교황청 대사 등에게도 관련 내용을 편지로 보냈고, 지난해 6월에는 경찰에 고소장도 제출했다.
수녀의 동료들은 케랄라 고등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물라칼 주교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물라칼 주교는 지난해 9월 경찰 조사를 받은 끝에 구속됐다가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수녀들은 물라칼 주교를 '포식자'(predator)라고 부르며 적어도 수녀 20명이 물라칼 주교의 성폭력 때문에 교회를 떠나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물라칼 주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날조된 이야기로 교회에 대한 음모"라고 반박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교회 내에서 사제들이 수녀들을 대상으로 성적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있음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했다.
인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80%가량이 힌두교를 믿지만 남부와 동부 지역 위주로 약 2천만명의 천주교 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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