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 '북극 포럼'서 주장…"공모 주장, 美 내부정쟁서 비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측과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북극 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이 악명 높은 뮬러 특검팀이 아무것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우리보다 (트럼프 캠프와의 공모 의혹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의 어떤 선거에도 개입하지 않았으며 뮬러 특검이 찾으려 했던 트럼프와 러시아 간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이는(공모 의혹은) 완전한 헛소리로 미국 내 청중들을 겨냥하고 미국 내부 정쟁에서 이용된 것"이라면서 "특검팀이 빈손으로 임무를 마치리라는 점은 우리에겐 명약관화한 일이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계속 얘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공격하는 그룹은 미국 국민의 선택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려 하고있다"면서 "이는 (미국) 정치 시스템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와 미국은 협력을 위한 훌륭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미국 내부 정치 문제가 해결된 뒤에나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우리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그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지난달 24일 상·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뮬러 특검팀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에서 "특검 수사는 트럼프 캠프나 캠프와 연계된 어떤 인사도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노력과 관련해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등의 소셜 미디어(SNS) 공작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 등 민주당 조직을 겨냥한 해킹 작전 등 두 갈래로 '대선 개입' 공작을 펼쳤으나 여기에 트럼프 캠프 관계자가 공모 또는 협력한 사실은 입증하지 못했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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