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中·EU 정상회의서 "유럽기업 동등대우할 것"(종합)

입력 2019-04-10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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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中·EU 정상회의서 "유럽기업 동등대우할 것"(종합)
리커창-투스크·융커 회담…WTO 규정 개혁 논의 함께하기로
美·中 무역분쟁 속 EU와 거리감 좁히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9일 중국에 투자한 유럽연합(EU) 기업들이 강제로 민감한 기술을 공유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리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의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3시간 동안 정상회의를 하고 무역·투자문제 등 양자 간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EFE 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 기업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분쟁 메커니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 개방을 할 것"이라며 "개방은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주었다"고 덧붙였다.
서방 국가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중국의 합작회사에 기술을 넘겨주도록 압력을 받아왔다면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리 총리는 중국 내 산업 보조금 문제에서 EU 측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산업 보조금 문제에서 국제적인 규정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밀도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대해서도 개혁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투스크 의장은 "중국이 유럽의 우선순위 문제인 WTO의 개혁에 논의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라며 "WTO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 및 다자주의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투스크 의장은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인권문제는 경제적 이익만큼 중요하다"라며 "EU가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상회의에 앞서 장밍 EU 주재 중국대사는 EU를 상대로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라파엘 데즈콜러 드 마자레도 주중 스페인 대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시장개방 확대와 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요구했다.
리 총리는 브뤼셀 방문에 이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되는 중·동유럽(CEEC) '16+1'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리 총리의 이번 유럽 방문은 중국의 핵심 국책사업인 일대일로에 EU 회원국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중국이 무역과 무역분쟁을 겪는 상황에서 역시 최근 미국과 무역문제에서 갈등 국면에 접어든 EU와 거리감을 좁혀 세를 불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에 투자한 유럽 기업에 불이익을 없애고 WTO 개혁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중국의 태도는 이런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 총리의 유럽 방문에 앞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를 순방하며, 일대일로 참여 등 중국과 유럽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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