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크 "장기연장은 예측가능성 가져다줄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오는 12일이 시한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연장 문제를 놓고 일정 조건 아래 최대 1년간 탈퇴를 유예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국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1일 탈퇴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EU 특별 정상회의 안건 초안을 잡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특별 정상회담 전날인 9일 EU 정상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영국 하원에 대한 지금까지의 깊은 분열과 우리의 경험을 감안할 때 브렉시트 협상안의 비준이 6월 말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탄력적 연기'(flextension)는 가능성 있는 일로, 필요한 기간만 연기하고 1년 이상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 연장은 계속 변하는 '벼랑 끝' (브렉시트) 시한의 문제점을 제거해 확실성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상황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시기를 6월 30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에서 연장 조건으로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 재협상이 불가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5월 23∼26일) 참여 등의 조건도 포함됐다.
다만, 합의안과 함께 마련된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영국과 EU 의회가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하면 브렉시트 시기를 당길 수 있다.
이어 투스크 의장은 "연장 허가는 EU의 다른 우선순위 문제들을 '그림자'로 만들고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긴급 정상회담도 벼랑 끝으로 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착국면에서 장기 연장은 영국이 브렉시트 전략을 재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메이 총리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조건부 장기 연장안을 새로 제안한 것이다.
특히 EU는 특별정상회의 안건 초안에 EU가 브렉시트 연장을 허용하되 영국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6월 1일 즉각 탈퇴가 이뤄지는 내용을 담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EU 정상회의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지도자들이 참석해 브렉시트 연장 문제를 논의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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