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현장 찾은 이해찬 "내년 총선서 더 많이 변하도록 노력"
'대구 발전' 약속 후 포항 지진피해자 만나 '추경 편성' 강조
(서울·대구=연합뉴스) 차지연 김여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0일 약세 지역인 TK(대구·경북)을 찾아 민심 구애에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이번 TK 방문은 경남에서 치러진 지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첫 지방 현장 행보다.
보궐선거를 통해 일부 민심의 이반을 확인하고 자세를 낮춘 민주당이 취약지역인 영남 다독이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포항을 찾아, 민주당 지도부의 방문은 TK 공략 '맞불' 성격도 띠고 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벌써부터 여야의 영남 민심 쟁탈전이 치열한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이날 대구와 경북 포항을 잇달아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진 피해 복구 등을 위한 예산·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대구에서는 최근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물러나 당으로 복귀한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 등 대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과 김현권 의원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대구 한국감정원에서 열린 예산정책간담회에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날이라 환송을 나가야 하는데 대구·경북을 꼭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에 왔다"며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대구·경북은 우리가 어려운 지역이다. 경남은 이번 4·3 보궐선거에서 보니 우리 당 후보 득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역주의가 많이 완화됐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대구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이 있고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50명이 있는 지역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좀 더 많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당에서 노력하겠다"며 "'전략 지역'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전략적인 관점에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예산·정책 지원 계획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대구는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잘 나간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와보면 지역총생산(GRDP)이 낮은 지역"이라며 "다만 대구가 가진 섬유산업이 수출에서 상당히 호조를 보여서 다행이다. 섬유사업 자체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대구가 세계 로봇·물 산업 선도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정부도 뒷받침하고 당도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며 "대구 혁신도시 시즌 2, 자동차업계 금융지원 등을 요구하는데 이 부분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며 의견을 구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내년 총선에서 한 번 더 성과를 낸다면 대구도 지역주의와 작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가 첨단 의료 융합산업의 글로벌 메카로 자리 잡도록 첨단의료연구소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소위 '영남 정권'이라는 지난 정권 아래서도 대구는 1인당 GRDP가 25년째 꼴찌였다고 한다"며 "이제 민주당 당원과 지방의원들이 대구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이 대구 현안을 확실하게,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지도부는 오후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차려진 지진 피해자 대피소를 방문하고 흥해읍사무소에서 지진 피해자 간담회를 연다.
이 대표는 포항지진 피해 복구 예산이 반영될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의 빠른 편성과 통과를 강조하면서 포항 민심을 다독일 전망이다.
지도부는 이어 포항 가속기연구소에서 경북 예산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경북지역 현안을 지원할 '예산·정책 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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