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 국방부가 이달 하순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자국 함정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자 중국 측은 "중국의 우방들은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지난 9일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을 인용해 미 해군이 오는 2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에 함정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신 주중 대사관의 국방 무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성조지는 이스트번 대변인이 함정을 파견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로 미·중이 긴장 상태인 가운데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익명의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관함식이 국제사회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면서 "중국 해군과 전 세계 카운터파트 간에 구축된 우정과 신뢰 관계가 미 해군의 불참으로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수많은 국가의 해군지도자들이 참석할 계획"이라면서 "5개 대륙의 해군 강국을 포함해 다수 국가가 관함식에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말 중국 국방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60여 개국이 사절단을 보낼 예정이며, 일본, 필리핀, 인도, 한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함정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니펑(倪峰) 부소장은 2009년의 중국 해군 창설 60주년 관함식에 미국이 미사일 구축함을 보냈던 전례를 언급하면서 "중국군이 그동안 상당히 발전했고 미국이 이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보수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지난 4일 중국이 미국을 초청한 것은 미 군함의 존재를 이용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미 함정이 불참하는 경우 미국의 동맹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익명의 중국 전문가는 "미 함정의 존재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말은 웃기다. 중국은 국제적인 협력 및 의사소통 속에 자력으로 (위상을 강화)해왔다"면서 미국이 냉전적 사고로 군사교류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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