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김경수 지사만 수갑 안 채워 특혜라는데….

입력 2019-04-10 11:40   수정 2019-04-10 16:38

[팩트체크] 김경수 지사만 수갑 안 채워 특혜라는데….
작년 3월 보호장비 지침 개정 뒤 이명박·김기춘·양승태·임종헌·조현오 등 수갑 없이 출석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조작설'을 퍼뜨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보수 논객 변희재 씨가 수갑 착용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9일 항소심 공판에 나타나지 않았다.
변 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만 특별히 수갑을 차지 않았다"며 "김경수 측이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수나 저나 모두 보석 심리 재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저는 부당하게 수갑을 차고 보석 심리를 받으면 시작부터 '도주의 우려가 있는 자'로 찍히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항고심 공판 겸 보석 심문을 위해 서울지법에 출석한 김경수 지사가 수갑을 착용하지 않은 게 특혜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보호장비 사용 여부를 결정하며, 김 지사 외에도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다수의 수용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규정은 지난해 3월 개정된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법무부 훈령)'으로, 구치소장 판단에 따라 수용자의 법원 출석 시 포승줄이나 수갑과 같은 보호장비를 완화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인·여성·장애인·중증환자 및 도주 우려가 현저히 낮은 수용자, 교정시설과 검찰청사 등이 지하 통로로 연결돼 지정된 경로로 호송하는 수용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훈령 개정 직후인 작년 4월부터 약 1년간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가 법원에 출석한 사례 5만789건 중 포승줄 없이 수갑만 착용한 경우가 1만927건(21.5%), 포승줄과 수갑 모두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245건(0.5%)이다.
또한 보호장비 없이 법원에 출석한 사례에는 김 지사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도 포함됐다.
한편 법원은 지난해 5월 변씨에 대해 "범죄 소명 있고 범행 후 여러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며, 피해자 측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을 종합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구속기소 된 변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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