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앙숙'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재집권해야 양국 관계 안정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끈다.
최근 군사충돌까지 벌인 상대가 오히려 다음 정권의 수장이 되는 게 평화정착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정권이 실권하면 무슬림과 다수파 힌두교도 간 갈등이 커지면서 인도가 혼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칸 총리는 지난 9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 BBC뉴스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인도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양국 간 평화회담 성사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총선은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6주 가까이 진행된 뒤 같은 달 23일 개표가 실시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BJP가 이끄는 여당 연합이 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칸 총리는 BJP의 총선 승리가 특히 양국 분쟁지인 카슈미르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카슈미르는 현재 통제선(LoC)을 경계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할 점령한 상태다.
이 가운데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의 경우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다수라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의 테러가 자주 일어난다.
칸 총리는 "(무슬림에 우호적인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파키스탄과 함께 카슈미르의 안정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힌두 우파의 반발을 두려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인도 내 무슬림들은 인도의 힌두 극우주의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칸 총리는 "카슈미르 관련 이슈는 군사적인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양국이 충돌할 경우 카슈미르 주민만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칸 총리는 파키스탄 내의 각종 민간 군사조직을 모두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는 지난 2월 14일 잠무-카슈미르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며 같은 달 26일 파키스탄령 내 테러 조직 캠프를 공습했다.
이후 양국 간 공중전이 벌어지면서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지만, 파키스탄이 지난달 1일 억류했던 인도 전투기 조종사를 돌려보내면서 갈등이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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