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서 우파진영 신승…네타냐후 총리 5선 유력(종합)

입력 2019-04-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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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서 우파진영 신승…네타냐후 총리 5선 유력(종합)
리쿠드당·중도연합은 35석씩 동률…美 트럼프도 네타냐후 선전에 한몫
팔레스타인 강경정책 고수 전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이 선전하면서 '우파 연정'을 통한 베냐민 네타냐후(69) 총리의 5선이 유력해졌다.
보수 강경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가 연임하면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서 이스라엘의 강경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 정세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하레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의 개표가 약 97% 마무리된 결과, 우파 정당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가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확실한 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의 과반인 65석 가량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59) 전 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정당연합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각각 35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유대주의를 표방하는 보수정당인 토라유대주의당(UTJ)과 샤스당이 나란히 8석씩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도좌파인 노동당과 아랍계 하다시당은 각각 6석에 그쳤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5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대마초 합법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제후트(Zehut)당은 득표율이 약 2.5%에 그쳐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총선에서 의석을 얻으려면 득표율이 3.25%를 넘어야 한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약 67.8%로 2015년(71.8%)보다 4% 포인트 떨어졌고 특히 아랍계 유권자의 투표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새벽 지지자들을 향해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며 "나는 이스라엘이 5번째로 나를 다시 한번 (총리직을) 맡겨준 데 매우 감동했다"며 기뻐했다.
올해 2월 출범한 뒤 박빙의 승부를 펼친 청백당의 간츠 대표는 우파 진영의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간츠 대표는 이날 "우리 유권자들은 희망을 추구했고 우리는 그것(희망)을 그들에게 줄 것"이라며 "우리를 지지한 국민 100여만명을 위한 공적 의무에서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는 역사적 성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리쿠드당과 청백당 모두 과반 의석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연립정부가 구성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총선 직후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연정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구성권을 준다.
지명된 총리 후보가 42일 안에 연정을 출범시키면 총리직에 오르지만, 연정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이 다른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2013년과 2015년 총선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도덕성 논란 등으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 2월 말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막판에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합병 등 유대 민족주의와 안보를 부각해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쏟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총선 행보에 큰 힘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분쟁지역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한 지역이지만 국제사회는 시리아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선 하루 전인 8일에는 이스라엘과 앙숙관계인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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