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검토를 통해 저물가에 대처할 방법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 시장과의 소통(커뮤니케이션)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클라리다 부의장은 9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연설하기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경제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정책 도전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연준은 현재 관행을 평가하는 데 열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미국 금리가 경기호황기에도 상당 기간 과거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음을 인지한 가운데 올해 이런 정책적 검토에 착수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중립 금리가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낮은 중립 금리는 향후 경기하강 국면에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실효하한(ELB)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이고 이에 따라 경기 부양에 대응할 통화정책의 여지를 좁힌다고 지적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최근 미국 경제는 다른 나라들보다 호황을 누렸으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넘어서지는 못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물가목표 2%를 달성하지 못했던 기간을 보충하기 위해 호황기에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전략은 대중이 연준이 물가상승을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새로운 정책 수단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중앙은행들은 경제 상황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을 주로 썼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경기부진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줄었다.
이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제로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뒤 3차례에 걸쳐 자산매입을 단행했고 여타국 중앙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도 도입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다른 나라들의 최근 경험에 비춰 우리의 이전 정책 도구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클라리다 부의장은 연준이 대중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식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정책 수단간의 조화나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간 상호작용에 관한 의사소통을 개선할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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