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美, 혁명파괴 시도 재개…베네수 절대 안 버려"

입력 2019-04-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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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카스트로 "美, 혁명파괴 시도 재개…베네수 절대 안 버려"
쿠바 새 헌법 제정 의회서 연설…美 제재 따른 물자부족 대비 경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쿠바의 좌파 혁명을 파괴하고 동맹국인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려는 시도를 재개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카스트로 총서기는 이날 새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소집된 의회에서 "우리는 미 행정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외부의 간섭 없이 국가의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존경스러운 저항의 페이지를 쓰고 있다"며 쿠바는 좌파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와의 연대를 절대로 버리지 않고 우리의 지지에 공갈을 퍼붓는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바의 우선순위는 적대적인 미국을 고려할 때 경제와 국방 대비 태세"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지원에 대한 쿠바의 책임을 묻기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3개월여 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선 카스트로 총서기는 자국민들에게 미 행정부의 적대 정책으로 인한 물자 부족과 다른 경제적인 문제에 대비해달라고 경고했지만 구소련 해체 이후 자생력을 기른 만큼 당시에 겪었던 극심한 빈곤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미국이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력을 가하면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미 가시화된 물자 부족 현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스트로 총서기는 "우리는 점증하는 문제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상황은 향후 몇달 사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를 비롯한 국영 신문사들이 종이 부족을 이유로 발행 지면을 줄였다.
신문 지면 감축 조치는 쿠바인들이 최근 들어 달걀, 밀가루, 닭 등 기본 식료품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취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쿠바를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함께 '폭정 3인방'(troika of tyranny)이라고 지목하고 60년간 유지돼온 쿠바에 대한 무역 금수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한편 쿠바 의회는 이날 공산당 일당 체제 유지를 위한 새 헌법을 제정했다.
쿠바는 지난달 국민투표를 거쳐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87%의 찬성률로 가결한 바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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