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아이들이 더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입력 2019-04-11 09:44  

이 시대 아이들이 더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김현수씨 신간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날로 늘어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부 감옥'에 갇힌 채 생기를 잃어가는 아이들.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해 가르쳤다고 여기는 부모와 교사들로선 혼란스럽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대 사이의 소통은 점점 어려워진다. 아이들은 무기력과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비난과 냉담에 더욱 불안해진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신간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의 저자 김현수 씨는 청소년 문제행동의 근원을 파악하고 사회 구조적 해결을 위해 30여 년 동안 노력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김씨는 갈수록 멀어져가는 두 세대를 잇고 그 상처를 치유키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치유형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 교장이기도 한 그는 이 시대 청소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파헤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했다. 진료실과 교실에서 수많은 청소년의 속마음을 만나며 요즘 아이들의 마음에 이전 세대와 다른 양상으로 어른들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울분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중2병의 비밀', '무기력의 비밀'을 잇는 청소년 심리 3부작의 완결판이기도 한 이번 신간에서 저자는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오롯이 이해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청소년의 세대적 특징과 함께 어른들과 사회가 책임져야 할 역할을 들려준다.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때 수치심을 배웠고, 중학생 때 외로움에 시달렸으며, 고등학생 때는 불안에 휩싸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이 같은 '망함의 감정'들의 원인은 개인 차원에 그치지 말고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학력 유일주의, 서열화, 다양성 상실 등으로 대표되는 승자독식 사회다. 각자도생을 삶의 지표처럼 여기는 부모들은 단 하나의 성공법칙인 '공부'에 자녀들을 올인시키며 '과잉보호'한다.



그럼 아이들은 행복한가? 자발적으로 삶의 목표를 세우며 성취해나가는가? 현실은 그 반대다. 대부분의 아이는 부모와 교사의 기대를 채울 수 없고, 그로 인해 가정과 사회에서 '패배자'로 낙인찍힌다. 처음엔 분노하던 아이들은 수치심과 자기 혐오감이 마음 밑바탕에 채워지면서 파괴적·공격적 행동을 한다. 그리고 결국 불안과 피로, 절망이 더해지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빠지고 만다.
이런 상태가 위험한 이유는 청소년기에 경험한 부정적 감정이 만성화하며 이후 삶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절한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낮은 자존감과 생에 대한 의욕 상실에 시달리며 어른 아닌 어른이 된다. 다시 말해 기성세대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고생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근원이라는 얘기다.
아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빼앗는 '주범' 중 하나는 입시 위주 공부다. 학교와 학원에 갇힌 채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라는 활동에 빼앗겨야 한다. 저자는 "이 입시 교육과 성공의 좁은 문 체제가 사회적 파국의 기초"라며 "21세기 4차 산업혁명에도 적합하지 않은 입시 중심의 획일적 사회가 이른 시일 안에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어 순응하는 삶, 무기력하게 지내는 삶, 자해하는 삶, 중독되어 사는 삶, 은둔하는 삶, 비행을 일삼는 삶을 떨쳐내고 아이들의 고생에 대해 공감으로 화답함으로써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우리의 성장 시스템을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들이 먼저 주체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간섭과 지시가 아니라 아이들로부터 건강한 독립을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해냄출판사 펴냄. 284쪽. 1만6천800원.


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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