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m정도, 아시아서 발견된 5번째 '원인(原人)'
프랑스·필리핀 연구팀 '루소넨시스'로 명명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있는 동굴에서 신종 인류의 화석이 발견됐다.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과 필리핀 대학 연구팀은 치아 모양 등의 특징으로 보아 그동안 발견된 기존 인류와는 다른 신종 인류의 화석을 발견했다는 논문을 10일자 영국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5만여년 전에 자취를 감춘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인류의 화석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교도(共同)통신과 NHK가 전했다.
화석은 5만년~6만7천년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아시아에서는 지금까지 베이징(北京) 원인(原人) 외에 자바 원인,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원인, 대만 앞바다에서 발견된 '펑후(澎湖)인'의 화석 등이 발견됐다.
초기 인류 전문가인 가이후 요스케(海部陽介) 일본 국립과학박물관 인류사연구그룹장은 "현생 인류와 같은 진보적인 측면과 침팬지 등에게서 보이는 원시적인 면이 섞여 있어 '루손 원인'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면서 "아시아에 다양한 인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루손섬 동굴 석회암 지층에서 발견된 어른 2명과 어린이 1명의 것으로 보이는 발가락과 치아 화석 등을 분석했다. 화석의 주인공은 키 1m 정도의 인류인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 제공]
특징을 조사해 보니 발가락 뼈가 300만년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초기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와 마찬가지로 굽어있어 나무에 오르기 쉽게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무위에서 생활하는 오랑우탄 등과 마찬가지의 원시적인 측면이다. 치아 뿌리 부분의 모양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인류의 것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진화 과정에서 작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런 특징들로 보아 그동안 알려진 초기인류와는 다른 새로운 인류로 판단, '호모 루소넨시스(루손도 인)'로 명명했다.
루소넨시스는 아시아에서 발견된 5번째 원인이다. 연구팀은 연대측정 결과 약 5만년전에 자취를 감춘 소형 인류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인류 진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