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난달 18일 아침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 도로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인근 화성시 양감면 소재 폐기물처리업체 야적장에서 난 불로, 오산지역에서도 관찰될 정도로 연기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왔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 1천t이 쌓여있던 탓에 소방당국이 불길을 잡는 데 9시간이 소요됐다.
폐기물 등이 적재된 야적장에 분무시설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이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대부분 공터에 설치되는 야적장은 건축물이나 시설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나 소화전 등 소방시설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수십∼수천t에 달하는 폐기물이 쌓인 야적장에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고 소방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월 화성시 남양읍 폐기물처리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는 무려 35시간 만에 잡혔다.
이 야적장에는 1천600t에 달하는 폐기물이 보관돼 있었다.
지난해 8월 양주시 은현면 한 야적장에서 난 불도 폐합성수지 200t가량을 태우고 12시간 만에 꺼지기도 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11일 "겉으로 봤을 때 불이 꺼진 것 같다 해서 작업이 끝난 게 아니다"며 "쓰레기 사이사이에 불씨가 남아있을 수 있어 일일이 들춰내고 물을 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원이 동원돼야 해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현장에 소방력 투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폐기물을 태운 연기가 미세먼지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불을 끄는데 사용된 방화수가 인근 토양과 하천에 흘러들어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이 소방 관계자는 "아무래도 폐기물은 임야나 일반 건축물 화재와 비교해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며 "환경적인 측면에서라도 야적장내 소방시설 적용 관련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적재된 폐기물량이 많을수록 압력이 높아지고 그러면 온도가 올라 자연 발화 가능성이 커진다"며 "적재물 내부 온도를 측정하는 적외선 카메라를 야적장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야적장 화재는 493건이다. 이 중 171건(35%)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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