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시 前 정법위 서기, 호화생활·뇌물수수로 '쌍개' 처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반(反)부패' 책임을 맡았던 고위 간부가 부패 혐의로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온라인 매체 펑파이신문(彭拜新聞·thepaper.cn)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광둥성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는 전날 리화난(李華楠) 전(前) 선전시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쌍개는 중국 공산당이 당원에게 내리는 최고의 징계처분이다. 당직과 공직 두 가지를 동시에 박탈하는 징계처분이어서 쌍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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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개를 당한 당원은 복권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산당원으로서는 '사형판결'과 다음 없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구금 상태인 리 전 서기는 검찰로 송치돼 추가 조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고 광둥성 기율검사위는 밝혔다.
앞서 리 전 서기는 지난해 10월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규(雙規) 처분을 받고 구금 상태에서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았다.
쌍규는 중국 공산당이 중대한 기율 위반을 한 당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때 진행하는 절차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의미다.
리 전 서기는 사교 클럽과 골프 리조트를 비호하고, 뇌물과 선물을 받는 등 '반부패 8항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광둥성 기율검사위는 밝혔다.
8항 규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에 등극한 다음 날인 2012년 12월 4일 정치국 회의에서 통과시킨 반부패 규정으로, '중국판 김영란법'으로도 불린다.
중국과 홍콩의 언론 매체들은 리 전 서기가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면서 개인적인 이익과 섹스, 도박 등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안후이(安徽)성 출신인 리 전 서기는 1983년 입당했다.
그는 1993년부터 선전 특구에서 근무했으며, 2015년 선전시의 부서기 겸 정법위 서기에 올랐다.
개혁·개방 1번지이자 IT(정보기술) 산업 허브인 선전시의 고위 공직자의 부패 스캔들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리 전 서기의 전임자였던 장쭌위(蔣尊玉) 전 선전시 정법위 서기도 2014년 10월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그는 7천만 위안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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