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부터 북한, 촛불혁명까지…로마에 차려진 '한국학 성찬'

입력 2019-04-12 05:00  

한글부터 북한, 촛불혁명까지…로마에 차려진 '한국학 성찬'
'제29회 유럽한국학 학술대회' 로마 라사피엔차 대학서 개막
사흘간 한국 관련 방대한 주제 토의…유럽 각국 연구자 200명 참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 전역의 한국학자들이 모여 한국어와 문학, 역사, 문화, 정치·사회 현상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관련한 방대한 학문적 주제를 토의하는 '한국학 성찬'이 로마에 차려졌다.
11일 저녁(현지시간) 로마 라사피엔차대학 대강당에서 유럽 각국 대학의 한국학 교수와 학생, 연구자 등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29회 유럽한국학회(AKSE) 학술대회가 개막했다.



AKSE는 유럽 내 한국학 연구를 장려하고 더 많은 대중에게 한국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1977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럽 내 한국학의 연구와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이 단체는 격년으로 한국학 연구가 활발한 유럽 국가들을 돌며 한국학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2001년 한국학과가 개설된 로마 사피엔차대학은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AKSE 컨퍼런스를 유치해 유럽 전역의 한국학자들을 로마로 불러들였다.
오는 14일까지 로마 한복판 퀴리날레 호텔에서 이어지는 올해 학술대회는 특히 한국어와 한국영화, 한국문학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연구 주제부터 북한 민속, 촛불 혁명 등 그동안 많이 다뤄지지 않은 주제나 최근 한국 사회상에 이르기까지 약 40여 개의 세부 분과에서 진지한 토의가 이어진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레나토 마시아니 라사피엔차 부총장은 "유럽에서 한국학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 전 유럽의 한국학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를 로마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대학에서도 한국학 전공 학생들이 점점 늘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시아니 부총장의 말처럼 2001년 개설 첫해에 7명에 불과하던 이 대학 한국학과 학생은 이번 학기에는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통틀어 330여명 수준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제임스 루이스 AKSE 회장은 "AKSE 학술대회는 한국 바깥에서 한국학에 대해 논의하는 가장 탁월한 행사"라면서 "이번 행사를 앞두고도 다양한 주제에 걸쳐 580편의 논문이 제출됐고, 그 가운데 이번 콘퍼런스에서 발표할 160편의 논문을 추려내느라 애를 먹었다"고 소개했다.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40여 년간 한국학 진흥을 위해 활발히 활동해온 AKSE는 유럽을 넘어 국제적 차원으로 한국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을 심도있게 연구하면서 유럽 한국학의 기반을 튼튼히 닦은 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안 원장은 "세계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제한적이던 문화가 전지구적으로 확산되며 융합되는 시대를 맞아 앞으로 한국학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전통과 문화 가치가 더 널리 전파되고, 학술적으로 체계를 갖춰 더욱 활발히 연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번 행사의 후원을 맡았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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