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선거부정에 발칵…말레이서 기표 된 투표용지 무더기 발견

입력 2019-04-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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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선거부정에 발칵…말레이서 기표 된 투표용지 무더기 발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차기 총·대선을 불과 수일 앞두고 이웃 말레이시아에 설치된 해외 투표소에서 사용돼야 할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기표가 된 채 발견돼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와 선거감독위원회(Bawaslu)는 이날 말레이시아로 조사단을 급파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주의 한 창고에서 총·대선 투표용지가 기표가 된 채 수십 개의 비닐봉지에 담긴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역시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됐다는 또 다른 영상은 여성 두 명이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는 모습이 담겼다. 인도네시아에선 천공기로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말레이시아에선 당초 14일 해외투표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인도네시아 선거감독위는 전날 기자회견을 하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해외선거관리위는 투표용지가 가짜가 아니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쿠알라룸푸르 해외선관위는 전날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 진영에서 신고를 받고 슬랑오르주의 상가와 주택 등 두 곳을 조사해 모두 4만∼5만장의 투표용지를 찾았다고 밝혔다.
야자 아자라 울랴나 쿠알라룸푸르 해외선관위원장은 "발견된 투표용지는 대부분 기표가 돼 있었다. 대선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에게, 총선은 민족민주당(Nasdem) 소속 하원의원 후보에게 투표돼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하원의원 후보는 현 주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의 아들로 확인됐다. 민족민주당은 조코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 연합 소속 정당이다.
이번 사건은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위 대통령에게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보워 후보 진영은 KPU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뢰도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프라보워 후보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서는 "우리는 도둑맞은 선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대선에서도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후보에게 6.2%포인트 차로 패하자 선거 불복을 선언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선거법) 위반이고 선거감독위원회에 신고돼야만 한다"면서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차기 대선은 이달 17일 총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지난달 공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58%로 프라보워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다.
하지만 아직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밝히지 않은 부동층의 비율이 높고 지지율 격차도 차츰 좁혀지는 추세라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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