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오는 5월 하순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전통씨름인 스모(相撲)를 관전한 뒤 우승자에게 우승컵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6~28일로 잡힌 국빈 방일 첫날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도쿄 스미다(墨田)구에 있는 료코쿠(??)국기관에서 열리는 스모 결승전을 관람할 예정이다.
스모 경기는 매년 1월부터 11월까지 홀수 달에 도쿄, 오사카, 도쿄, 나고야, 도쿄, 후쿠오카에서 차례로 열리는데, 나쓰바쇼(夏場所)로 불리는 3번째 5월 경기는 도쿄에서 진행된다.
상징적인 이벤트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일왕 즉위 후 처음 개최되는 일본국기(國技) 스포츠인 스모를 관전한 뒤 우승선수에게 시상까지 함으로써 미일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먼저 제의해 일본 정부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하는 첫날은 나쓰바쇼 결승전이 열려 이 대회의 최고 '리키시'(力士·스모 선수)가 결정되는 날이다.
미일 양측이 검토하는 계획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나쓰바쇼에서 우승한 리키시에게 아베 총리를 대신해 우승컵인 '내각총리대신배'(杯)를 수여하게 된다.
이 우승컵은 무게가 약 40㎏에 달해 총리가 우승컵을 전달할 때 관방장관 등 다른 진행자들의 도움을 받아 수여해 왔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시상을 거들어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산케이는 2001년 5월 대회에서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부상을 극복하고 우승한 '요코즈나'(橫網·한국 천하장사 격) 다카노하나(貴乃花)에게 "고통을 견디고 잘 싸웠다. 감동했다"고 격려하면서 수여한 것이 유명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외국 대통령이 스모 대회에서 시상을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승컵 수여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한층 더 역사에 남는 명장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산케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스모 경기를 함께 관전할 경우 경호원이 많이 붙을 것이기 때문에 1층보다는 일왕 부부가 관전할 때 이용하는 2층 귀빈석에서 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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