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정상회담 엇갈린 평가…"큰 성과" vs "뜬구름 회담"(종합)

입력 2019-04-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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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미정상회담 엇갈린 평가…"큰 성과" vs "뜬구름 회담"(종합)
민주 "한미동맹 굳건함 확인", 한국 "미국에 왜 갔나…정체불명의 회담"
바른미래·평화 "우려·답답…일부 성과도", 정의 "옳은 방향"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고상민 기자 = 여야는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큰 성과를 거둔 회담이었다"고 호평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뜬구름 잡는 회담'이었다며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비핵화 협상의 불씨는 살렸으나 아쉬움이 적지 않은 회담이었다며 긍·부정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두 정상은 그간 미국이 주장한 일괄 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사이의 타협점인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에 대한 공감을 확인했다"며 "중요한, 의미있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곧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그 자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완전한 로드맵을 제시하면 제재 완화를 비롯해 북미 관계가 다시 발전돼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북한의 비핵화가 한미의 공동목표라는 인식을 재확인했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7번째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큰 성과를 남기고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기를 희망했다"며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을 밝힌다면 제재 완화도 가능하다며 문 대통령이 제안한 '굿 이너프 딜'에도 힘을 실어줬다"고 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와 이야기를 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북한이라는 타자를 상대로 한 마운드 운영이나 사인의 불일치에 대한 논의를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한국과 미국이) 던질 공이 직구인지 커브인지 슬라이더인지, 이후 북한 대응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안다"고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회담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 결과"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북한 비핵화 전망이 오히려 더 어두워진 것 같아서 큰 걱정"이라며 "조속히 4차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북한의 입장만 확인하고 대변하는 회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뜬구름 정상회담이었다.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체불명의 회담이었다"며 "'굿 이너프 딜'에 미국이 어느 정도 용인할 것처럼 안개를 피웠으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도대체 문 대통령이 왜 미국을 방문했는지 모를 정도로 내용이 부실한 속 빈 강정이었다"며 "116분 회담 중 단독 정상회담은 사실상 2분에 불과했다. 이쯤 되면 한미정상회담을 왜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마저 나온다"고 꼬집었다.
민 대변인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도 없었고, 한미 양국의 발표 내용도 의견차를 보여줬다"며 "지금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저 북한 바라기가 돼서 '곧 죽어도 북한'만 외친다면 비핵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미관계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무조건적으로 선(先)제재 완화 후(後)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우려를 표했다.
다만 손 대표는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동력을 재가동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0여일 동안 멈춘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다시 작동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같은 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우의를 확인하고 공조를 다진 것을 환영하며, 북핵 교착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비핵화 교착상태를 뚫기 위한 회담이었지만, 답답하게 끝났다"며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히 하고, 담판 성격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좋은 합의는 못 한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제한적이지만 성과도 있었다. '빅딜'을 강조하면서도 여러 '스몰딜'이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미국의 일방적인 강압 기류와는 결이 달랐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 역시 "일부 우려가 있었던 한미 간 공조가 재확인된 것, 대북 제재 완화의 여지가 보인 점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미 정상의 노력이 실패로 보였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온기가 조만간 성사될 남북정상회담에 그대로 전달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느려 보이지만 평화를 향해 우리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며 "이어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의 진정성과 소통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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