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현·위건욱·김가현 교사, 51가지 실내체육 유형·방법 책으로 묶어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비가 내려 운동장이 질척거리는 날,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을 할 수 없는 날, 체육관이 다른 학년에 배정된 날에도 아이들은 뛰어놀고 싶다.
간절하게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차갑게 외면하는 것도 하루 이틀.
이런 교사들의 고민을 몸으로 느끼고 '실내체육 전도사'로 나선 광주 교사들이 눈길을 끈다.
윤일현(46·삼각초), 위건욱(41·산수초), 김가현(40·오치초) 교사는 현장 경험으로 수집한 실내 체육활동 유형과 방법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덥든 춥든 비 오든 우리는 논다'라는 제목만으로도 발간 취지를 알 수 있다.
체육활동에 관심이 많은 윤일현, '키 크고 듬직한 키듬쌤'이란 애칭이 좋다는 위건욱, 교육 자료 삽화를 그려 온 김가현 교사는 과거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이어진 동료이자 선후배다.
그동안 현장 지도 과정에서 노트에 정리한 놀이 사례들은 아이들의 반응 등 현장 경험담, 왠지 심통이 나 있는 이모티콘을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삽화와 함께 책으로 옮겨졌다.
세 교사는 수백 가지 '교실 체육' 중 51개를 골라 미미크리(Mimicry), 아곤(Agon), 알레아(Alea), 일링크스(Ilinx)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프랑스 사회학자 로제 카유아의 저서 '놀이와 인간'의 개념을 따른 것이다.
미미크리는 흉내나 모방, 아곤은 경쟁, 알레아는 우연, 일링크스는 몰입이 놀이의 핵심이다.
각 놀이 방법은 세움(준비물), 깨움(준비운동), 배움(놀이), 바꿈(응용), 나눔(정리) 등 과정별로 설명됐다.
태권도 도장, 기업 단체활동 레크리에이션 등 좁은 실내 공간에서 구성원들의 즐거움과 단합을 도모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
교사들 사이에 '놀이 지침서'로 알려지면서 저자들은 한 달에 한두번꼴로 연수 등에 강사로 불려 다니기도 한다.
교사들이 외치고 싶은 구호는 '덥든 춥든 비 오든 우리는 행복하다'이다.
윤일현 교사는 "교사들은 아이들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실내체육을 통해 작은 표정, 몸짓 하나하나의 신호를 주고받다 보면 아이와 교사가 가장 빠르게 친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나 날씨 등 외부 요인뿐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점차 교사들이 체육활동을 어려워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실내 체육활동 안내가 학생들과 소통을 고민하는 교사는 물론 좁은 공간에서 가까운 이들과 즐겁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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