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감산 연장엔 주요국 입장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산유국들이 감산 목표를 잇달아 초과 달성하며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해외경제 동향'을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감산 이행률은 135%였다.
OPEC 회원국 중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를 제외한 11개국과 비OPEC 10개국은 올해 1∼6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작년 10월 대비 각각 80만배럴, 4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이들의 1월 감산 이행률은 86%였으나 2월에는 101%로 뛰었고 지난달에는 더 상승하며 목표를 두 달 연속 초과 달성했다.
국가별로 보면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228%)를 비롯해 앙골라(166%), 쿠웨이트(140%)가 지난달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감산 목표 초과 달성은 시장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1998년 이후 5차례 감산 기간 평균 이행률은 49%에 그쳤다.
2017년 1월 이후 지난해까지 감산 이행 실적도 83%에 머물렀다.
여기에 카타르가 올해 1월 1일 자로 OPEC을 탈퇴한 데 이어 이라크도 탈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감산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까지 확산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시장은 감산 이행률이 이번에도 100%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감산 이행률 상승으로 국제 유가는 오르는 모양새다.
보통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생산 활동과 밀접한 원유 수요가 줄며 원유 가격도 내려간다.
그러나 최근 원유 시장에선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가 경기 둔화 우려로 빚어진 수요 위축을 짓누르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감산이 연장될지는 점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사우디는 재정 수입 확대 등을 위해 연말까지 감산 연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국내 석유 기업 반발 때문에 연장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미국은 올해 1∼2월 소매판매가 전기 대비 0.5% 줄고 1월 개인소비지출의 전월 대비 증가율도 0.1%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약화했던 소비심리가 2월 이후 회복하고 있어 소비지표는 점차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9천830개 기업의 경기 상황인식을 조사한 3월 단기 경제관측조사에서 업황판단지수(좋음-나쁨, %포인트)가 작년 12월 조사 때 16%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컸던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락 이후에도 전체 산업 업황판단지수가 기준치를 웃돌고 있어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적격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1천500억달러에서 3천억달러로 상향하고 외국계 신용평가 회사의 중국 내 설립을 허용하는 등 금융시장 대외 개방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위안화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말 1조5천억위안(약 254조원)으로 1년 전보다 39.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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