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폐기 메커니즘서 난치성 염증 치료법 찾았다

입력 2019-04-12 16:55   수정 2019-04-12 17:08

미토콘드리아 폐기 메커니즘서 난치성 염증 치료법 찾았다
미 UCSD 연구진, 세포내 미토파지 유도 물질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체에 생기는 염증은 균형 잡힌 생리학적 반응의 결과물로 볼 수도 있다.
우리 몸이 외부에서 침입하는 미생물체나 자극물을 제거하려면 염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한 염증은 건강한 세포를 손상해 노화와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면역세포가 염증 모니터에 동원하는 게 NLRP3 염증조절복합체다. 건강한 세포에선 이 복합체가 비활성 상태로 있지만,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스트레스나 세균독소 노출로 손상되면 즉각 활성 상태로 전환한다.
문제는, NLRP3 염증조절복합체가 계속 활성 상태로 있을 때 생긴다. 장염, 골관절염, 지방간 질환 같은 만성 염증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과학자들이 NLRP3 염증조절복합체를 제어해 만성 염증 질환을 치료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찾아냈다.
NLRP3 염증조절복합체가 활성화하기 이전에 세포 스스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의 약물학·병리학 석좌교수인 마이클 카린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의학 저널 '셀 머태볼리즘(Cell Metabolism)'에 발표했다. 카린 교수가 이끄는 실험실의 선임 연구원인 엘사 산체스-로페스 박사도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카린 교수팀은 지난해 별도 연구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NLRP3 염증조절복합체를 활성화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세포가 '미토파지(mitophagy)'라는 자체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가동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스스로 제거하면, NLRP3 염증조절복합체는 '비활성' 상태를 유지했다.
카린 교수는 "세포의 미토파지를 유도하면 (생리적 균형점을 넘어서는) 해로운 염증을 완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미토파지로 제거되면 NLRP3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화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대식세포의 콜린(비타민B 복합체) 흡수 제어 메커니즘을 연구 중이던 산체스-로페스 박사가 세포의 미토파지를 유도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바로 콜린 인산화 효소(CHoK) 억제제였다.
CHoK의 발현을 억제하면 콜린의 미토콘드리아 세포막 흡수가 중지된다. 그러면 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된 것으로 보고 미토파지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카린 교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CHoK 억제제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함으로써 NLRP3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화를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요산과 세균독소로 생기는 급성 감염증을 CHoK 억제제로 방지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NLRP3 염증조절복합체가 염증을 촉진하는 건, 염증 유발 저분자 단백질인 IL(interleukin)-1과 IL -18의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현재 IL-1을 차단하는 약물은 개발돼 있으나 IL -18 차단제는 없다. 그런데 카린 교수팀이 발견한 CHoK 억제제는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이들 단백질을 둘 다 억제할 수 있다.
IL-1과 IL -18을 동시에 억제해야 하는 루푸스(전신 홍반성 낭창)나 골관절염 같은 난치병 치료에 CHoK 억제제가 효능을 보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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