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차우찬 덕분에 LG 트윈스 팬들이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펼 수 있게 됐다.
차우찬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벌인 2019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쳐 3-0 승리를 이끌었다.
LG 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승리다.
LG는 지난해 두산에 1승 15패로 열세를 보였다. 두산과 홈구장을 나눠 쓰는 '잠실 라이벌'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나마 지난해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게 위안이었다.
그 위안을 준 선수가 바로 차우찬이다.
차우찬은 지난해 10월 6일 2018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9이닝 4피안타 1실점 '완투승'으로 3-1 승리를 이끌어 LG의 두산 상대 시즌 전패 수모를 막았다.
그로부터 12일 후 차우찬은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차우찬은 이미 7월부터 팔꿈치가 좋지 않았지만 견디고 시즌을 다 치렀다.
수술 영향으로 차우찬은 2019시즌 개막전 합류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재활을 거쳐 합류에 성공했다.
차우찬은 3월 28일 첫 등판에서 SK 와이번스에 5이닝 1실점, 4월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천천히 투구 수와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대망의 두산전에서 차우찬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정수빈과 정진호를 연달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했다.
2회 초와 3회 초에는 야수들의 호수비 지원까지 받아 병살타로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두산전을 앞두고 "작년에 많이 졌기 때문에 이기고 싶다"고 했던 류중일 LG 감독의 바람도 이뤄졌다.
차우찬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개의 투구 수도 넘겼다. 101구 중 스트라이크는 67개였다. 부상을 훌훌 털어내고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웠다.
평균자책점은 0.90에서 0.53으로 더욱 내려갔다. 차우찬의 호투 덕분에 LG의 팀 평균자책점도 2.14에서 2.02로 더 내려갔다. LG는 올 시즌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차우찬이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차우찬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목감기를 앓고 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차우찬은 이후 LG 홍보팀을 통해 "작년에 두산전에 많이 졌는데 두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해서 정말 기분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가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고, "다음 등판도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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