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 규모 더 늘 것…신남방정책 취지 맞게 무역균형 이뤄야"
"한국과 정치안보 대화·협력 강화…한반도 평화·안정 돕겠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한국의 무역균형을 맞추기 위해 추가 자유화는 아세안 상품의 수출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게 아세안의 견해다."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은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14일 서면으로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남방정책의 이행은 (작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AKFTA)을 활용해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규모를 2천억 달러(약 227조원)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민감품목군에 대한 추가 자유화는 양자 간 교역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무역균형을 위해 추가 자유화는 아세안 상품의 대(對)한국 수출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역 내 주민의 번영에 이바지한다는 것은 신남방정책의 목표한 결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림 총장은 "아세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시작한 신남방정책을 환영한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공동체의 3대 축(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과 비슷한 '사람·번영·평화'란 3대 분야에 바탕을 두고 아세안과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심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한국과 동북아에 있어 동남아시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가 됐다"고 평가했다.
림 총장은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해선 "성장과 발전의 새 장을 열 것"이라면서 "공동체 전반이 협력 진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세심한 정보 공유와 신뢰 구축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더 나아가 공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정치안보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동 번영을 이뤄내고 지역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경제적, 무역, 투자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데 한국과의 협력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규제, 인적자본 개발, 중소기업(MSME),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부문 간 협력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림 총장은 "아세안은 2019년 신남방정책의 활발한 이행과 그 결과물을 기대한다. 특히, 한-아세안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기념 정상회의가 성공적 결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 중 하나였을 뿐 아니라 경제 성장의 중심이었다"면서 "아세안은 대화 상대국과의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심화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아세안은 남북한 관계 개선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척시키려는 관련 당사자들의 노력을 비롯한 최근의 진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건설적 역할을 계속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아세안 회원국인 싱가포르와 베트남이 역사적인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한 것은 아세안이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이자 역내 평화와 안정의 옹호자란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림 사무총장은 브루나이 외교통상부 경제·통상 담당 차관 등을 역임하고 작년 1월 임기 5년의 아세안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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