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어산지 만나려 최소 12번 여행"…90일간 구금 명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7)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전격 체포된 데 이어 에콰도르에서 체포된 스웨덴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위키리크스의 열렬한 지지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 11일 어산지를 포기한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을 협박하려는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개인정보, 보안, 암호해독 분야에 특화된 스웨덴 출신 소프트웨어 전문가 올라 비니(36)를 체포했다.
비니는 수도 키토 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가 체포됐다. 체포는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추방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비니는 체포 당시 최소 30대의 전자 저장 장치를 들고 있었다.
검찰 조사결과, 비니는 위키리크스의 열렬한 지지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니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했던 어산지를 만나려고 최소 12차례 여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수년간 운영해온 온라인 블로그에서 위키리크스 설립자의 자유 발언권을 옹호했다. 그는 2010년 12월 자신의 블로그에 "어산지를 테러리스트나 적으로 취급하도록 촉구한 관리는 진지하게 퇴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모레노 대통령과 한때 정치적 동지였다가 지금은 정적이 된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의 측근이 베네수엘라에 머물렀던 올해 초에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2012년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검찰은 13일 비니를 해킹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니를 상대로 증거를 수집하는 동안 최대 90일 동안의 구금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당국은 에콰도르에 거주하는 정체불명의 러시아 해커 2명이 모레노 대통령과 관련된 타협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위협한 음모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마리아 파울라 로모 내무부 장관은 "사법당국이 비니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판단할 것"이라면서 "에콰도르가 해적과 스파이의 중심지가 되는 것을 우리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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