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 '신세대 리더십' 주창
바이든·샌더스에 이어 여론조사 3위 '돌풍의 핵'으로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민주당의 '떠오르는 신예' 피트 부티지지(37) 미국 인디애나주(州) 사우스벤드시장이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부티지지 시장은 14일(현지시간) 사우스벤드의 옛 스튜드베이커 공장에서 출정식을 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1852년 설립된 스튜드베이커는 남북전쟁과 제1차세계대전 등을 거치며 마차 및 자동차 제조로 명성을 떨치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여러 경쟁사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1963년 공장 폐쇄와 함께 몰락한 업체다.
부티지지 시장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이제 과거의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향해야 할 시간"이라고 선언했다.
자신이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을 강조한 그는 "미국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힘은 구조적이다. 그 힘이 나의 대선 출마를 가능하게 했다"면서 "이번 대선은 단순히 선거에서의 승리가 아닌, 시대적 승리에 관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76) 등 770대 노장들이 즐비한 민주당계 대선 경선 무대에서 최연소 주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는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한 민주당 대선판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민주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주 여론조사에선 비록 큰 격차이긴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 샌더스 상원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또 올해 1분기 기준으로 700만 달러(약 79억원)의 정치자금을 모금해 당내 유력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누르기도 했다. 그가 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는 몇 시간 만에 100만 달러가 쏟아져 들어왔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부티지지 시장은 최근 수개월 간 TV 뉴스와 토크쇼 등에 자주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세대 리더십'을 주창하며 변화에 목마른 젊은 층의 심리를 파고든 것도 지지율 상승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부티지지 시장은 2012년 시정을 맡은 이래 사우스벤드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튜드베이커의 몰락과 함께 장기 침체를 겪은 사우스벤드가 최근 세계적인 도시재생 혁신 사례로 떠오른 것도 그의 시정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인 옛 스튜드베이커 공장을 출정식 장소로 삼은 것도 자신의 경제적 업적을 과시하고 이를 대선 캠페인의 포인트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티지지 시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유력 정당 소속 첫 대선 후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출정식에서도 작년에 자신과 결혼한 '채스틴'이라는 이름의 남편을 자주 언급하면서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이유로 LGBT(성소수자) 단체들도 재정적으로 그를 후원하고 있다.
로즈 장학생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그는 미국계 다국적 경영 컨설팅 업체인 매켄지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이기도하다.
다만, 부티지지 시장의 대선 레이스 전망은 엇갈린다.
로이터는 그가 민주당 내 온건파와 진보파 모두에게 호소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10만 인구의 작은 도시 시장 출신이 3억3천만명의 인구를 아우르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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