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농협물류, 배차 무기로 화물노동자에 금품 요구"

화물연대 "농협물류, 배차 무기로 화물노동자에 금품 요구"
"물류센터 폐쇄하고 일반차량으로 어린이집·학교에 신선식품 운송"
농협물류 "금품수수 의혹, 경찰수사 의뢰…일반차량 운송품은 농산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농협중앙회 산하 유통기업인 ㈜농협물류에서 관리자들이 배차를 무기로 화물노동자들에게 수년간 금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6일 오전 NH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역 농협물류센터 화물노동자들은 농협물류 관리자들에게 배차를 무기로 수년간 금품과 성접대를 요구받았다"며 "화물노동자들은 배차 불이익이 두려워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주장에 따르면 경기 모 지역 농협물류 배차 담당자들은 매달 배차 계획이 나올 때마다 화물노동자들에게 돌아가며 수십만원씩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장거리 배차를 하는 등 불이익을 줬다.
또 성매매 업소에 데려가 달라거나 본인 차량 수리비 대납을 요구하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농협물류 관계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2016∼2018년까지 3년 동안에만 수천만원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해당지역 농협물류센터 화물노동자들은 이런 부당한 요구와 처우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고 화물연대에 가입했다.
그러자 농협물류는 지난달 30일 재계약 만료 시점을 하루 앞두고 화물노동자들에게 화물연대 탈퇴와 단체행동 금지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확약서 서명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한 조합원 81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해당 농협물류센터도 폐쇄했다.
또 물류센터 폐쇄 후 인근 물류센터를 통해 물량을 운송했는데 이때 냉장·냉동 차량으로 운송해야 할 신선식품을 일반 차량으로 운송해 식품위생관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주장이다.
박노식 화물연대 농협물류 분회장은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식자재들이 상온에 노출된 채로 수도권과 강원 충청지역 마트로 납품됐고 심지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군부대에도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물류는 금품수수와 관련해 민원이 들어와 자체조사를 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이를 수사기관에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또 화물운송자와 계약 해지는 정상적인 계약만료로 부당해고가 아니며, 일반차량으로 운송한 물품은 신선식품이 아닌 농산물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화물연대 조합원 약 100명은 기자회견 후 농협중앙회 앞마당으로 들어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농성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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