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석패지역서 '감세정책' 고리로 재선행보 가속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감세효과 체감도 10~20% 불과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재선 행보를 가속화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서부의 미네소타주를 세 번째로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네소타 방문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세금납부 신고기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의 치적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세금 개혁의 효과를 적극 부각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감세 정책'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10년 간 1조5천억 달러(약 1천700조원)의 천문학적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미국에서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였는데, 지난해 미국이 3%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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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부각하려는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번스빌 외곽의 한 트럭 운송 회사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감세가 미국 경제의 로켓 연료가 될 것임을 약속한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옳았다"며 "여러분은 낮은 실업률과 함께 매우 번영하는 미국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자신의 세금 개혁안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와 개혁"이라고 자평한 뒤 "많은 미국인이 한 해에 2천 달러 이상의 세금 감면 효과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 미네소타 방문은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근소한 표 차로 진 '석패 지역'을 접수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10만표 미만의 표차로 고배를 마신 주들을 공략해 재선 고지에 다가서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가운데 미네소타는 지난 대선 때 4만5천표 미만이라는 간발의 차로 무릎을 꿇은, 대표적인 설욕 대상 지역이다.
특히 미네소타는 최근 9·11 테러 관련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공방전을 주고받은 민주당 무슬림 초선 의원인 일한 오마르 하원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오마르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장 밖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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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세 정책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이 얼마나 국민적 호응을 얻어 표심을 파고들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백악관은 감세 정책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올해도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세 정책의 체감도에 대한 국민적 반응도 시큰둥한 편이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X'가 지난 12∼13일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중 18%만 연방 세금이 줄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32%는 더 냈다고 했고 36%는 거의 같았다고 했다. 14%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법은 기업과 개인에 1조5천억 달러의 세금 감면을 가져오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득을 본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21%의 응답자만이 세금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이달 여론조사에서도 이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세금정책센터의 추정치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65%의 가구가 감면 혜택을 받지만 이 중 90%는 가구 소득의 2%에 못 미치는 감면에 지나지 않았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0∼25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법 개정에 찬성한 응답자는 36%, 반대한 응답자는 49%였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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