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800년 연식·고딕 양식이 불길 키웠다

입력 2019-04-16 11:43   수정 2019-04-16 12:13

노트르담 대성당, 800년 연식·고딕 양식이 불길 키웠다
"센 강이 바로 옆인데"…목재 구조물, 소방 시스템 미비도 원인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로 8시간 넘게 불타면서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는 등 크게 훼손되자 '더 빨리 진화할 수는 없었나'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화재 전문가들은 850년이 넘는 연식과 고딕 양식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인 아치형 지지구조(flying buttress) 설치를 위해 사용한 목재, 정교한 화재방지 시스템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길을 키웠다고 본다.


미국 존제이 컬리지의 화재현상론(fire science) 교수 글렌 코벳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G. 키스 브라이언트 미연방소방국장(USFA)도 "파리 방문객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꼭 봐야 하도록 만드는 요소들, 즉 오래된 연식과 거대한 크기, 석조 벽과 나무 대들보를 특징으로 하는 프랑스 고딕 양식이 대성당을 부싯깃 통(tinderbox)이자 불을 끄기 힘든 장소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건물은 소방관이 내부에서 불을 끄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소방관들은 좀 더 방어적이게 되고 외부에서 불을 통제하는 것을 시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트 국장은 '대성당 바로 옆에 센 강이 있는 데도 활용이 왜 제대로 안 됐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큰 화재에 물을 뿌릴 만큼 충분한 소방기구가 없었다"며 "유럽은 길이 좁아서 미국처럼 대형 사다리차를 보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나자 트위터에 "아마도 공중 소방 항공기가 불을 끄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프랑스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이미 화재로 훼손된 랜드마크(노트르담 대성당)에 (공중에서) 물이 쏟아지면 전체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다"고 소방 항공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혔다.
"파리가 망가졌다"…노트르담 대성당 대화재에 눈물·탄식 / 연합뉴스 (Yonhapnews)
AP 통신은 미국 뉴욕의 성 패트릭 대성당의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 및 목조지붕에 방염제 코팅을 하고, 연간 최소 네 번의 소방점검을 한다며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방지 시스템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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