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확산…상하이도 가세

입력 2019-04-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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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도시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확산…상하이도 가세
"'한줄서기'가 더 느려" 지적…안전사고 우려 '보행금지' 규정 마련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상하이의 지하철역에는 며칠 전 새로운 안내문이 붙었다.
16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멈춰선 채로 이동하는 탑승자는 오른쪽에 서고, 바쁜 사람은 왼쪽으로 걸어가는 관행 대신 에스컬레이터에서 보행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즉, 한줄서기에서 두줄서기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여러 금지 행동 가운데 '보행 금지'가 첫 번째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CCTV는 전했다.
한줄서기 금지는 지하철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다. 다만 의무조항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계단 높이는 21㎝로 16㎝가량인 보통 계단보다 높아 발을 헛디디기 쉽다.
게다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속도가 초당 약 0.7m로 초당 0.5m인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보다 빨라 누군가 급히 이동하다 발을 헛디디면 다른 승객까지 다치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상하이에 사는 펑쉬안은 너무 빨리 이동하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혼잡 시간에는 왼쪽과 오른쪽 양쪽 모두 서서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박람회를 앞두고 '왼쪽은 걷고 오른쪽은 서는'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을 권장했다. 이는 한때 문명적 에티켓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톈진과 시안, 난징, 광저우 같은 도시들이 안전 등을 이유로 한줄서기 정책을 줄줄이 폐지했다. 베이징서역에서도 한줄서기 대신 손잡이를 잡고 잘 서 있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2010년부터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에 안전하게 서 있을 것을 권한다.
한국은 정부가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 대신 두 줄로 서자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현재는 에스컬레이터 이용수칙에 '걷거나 뛰지 않기'를 남겨두고 있다.
안전 외에 효율성 때문에 두줄서기를 권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오르내리는 소수의 보행자 때문에 전체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스컬레이터에서 걷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오른쪽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레슬리 스트로더먼 미시시피주립대 교수는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때문에 통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고 전체적인 이동 속도가 느려진다고 지난달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에서 지적했다.
그는 지하철에서 '한줄서기' 대신 '두줄서기'를 했더니 에스컬레이터에 탈 수 있는 사람 수가 분당 28%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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