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다양하며 태양계가 표준은 아니다'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백조자리 방향으로 약 3천34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케플러-47' 행성계는 두 개의 별과 두 개의 행성으로 이뤄져 있다. 이 행성들에서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인 '타투인(Tatooine) 행성'처럼 두 개의 별을 돌고 있어 매일 두 개의 태양이 뜨고 진다.
지금까지 쌍성계에서 두 개 이상의 행성이 발견된 곳은 케플러-47 행성계가 유일했는데 두 개의 행성 사이에서 제3의 행성이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17일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SDSU)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과 제롬 오로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플러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를 통해 '케플러-47d' 행성의 존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Astronomical Journal)'에 실었다.
오로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2년에 케플러-47 행성계에서 '천체면 통과(transit)' 방식을 이용해 두 행성을 찾아내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천체면 통과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것을 통해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으로, 첫 보고 때도 가장 바깥에 제3의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은 했지만 천체면 통과 신호가 약해 함께 발표하지 못하고 추적 관측을 해왔다.
그 결과, 새로 확인된 케플러-47d는 앞서 발견된 b와 c 사이에서 두 별을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기는 지구의 7.0배로 3.1배와 4.7배인 b,c보다 크다. 그러나 세 행성 모두 밀도는 태양계에 가장 낮은 토성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궤도 주기는 안쪽부터 각각 49일과 187일, 303일 등으로 확인됐으며, 평균 기온은 169도, 10도, 영하 32도 등으로 측정됐다.
케플러-47의 중심별은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졌으며 약 35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작은 별은 태양의 3분의 1 크기로 두 별은 7.45일을 주기로 서로 돌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SDSU 천문학자 윌리엄 웰시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케플러-47 행성계에서 그처럼 큰 행성을 발견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거의 충격에 가깝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관측 결과는 우주의 행성계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며 태양계는 일반적인 행성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우리 은하의 별들이 대부분 쌍성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 천문·천체물리학과 조너선 포트니 교수는 논평을 통해 "케플러 47은 어떤 과정을 거쳐 행성이 형성됐든 우리 태양계에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단일 또는 쌍성계에서 일반적인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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