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고인 진술 번복, 신빙성 떨어져…피해자 진술 일관성"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촬영 중 모델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사진작가 최원석(예명 로타) 씨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판사는 17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최씨는 2013년 6월 모델 A씨를 촬영하는 도중 휴식 시간에 동의 없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당시 피해자의 암묵적·명시적 동의 아래 행위가 이뤄졌기 때문에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훨씬 높고 정황을 보더라도 묵시적 동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는 일관성이 있지만, 피고인은 진술을 부인하고 번복하며 상대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경찰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의 피해자 진술을 보면 시간 순서, 행동 양태, 경위 등에서 모순된 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반면, 피고인은 일체 접촉이 없었다고 진술하다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접촉이 있었다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진업계에 영향력이 있는 피고인과의 관계를 껄끄럽게 끝낼 수 없던 피해자가 이후 피고인과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친근한 문자메시지를 나눈 것이 피고인 행위의 강제성을 뒤엎을만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사진업계에서 계속 일하려면 피고인과 원만하게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신 판사는 "피고인이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1년 동안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 기존 행위가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불러올 추행이 아닌지, 권력이나 강제적인 행위가 아닌지 반성하는 시대였다"며 "피고인은 일체의 사과가 없었다. 원칙적인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최씨는 법정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결과가 달라서 많이 아쉽다"며 "(수사) 초반에 기억이 안 났기 때문에 어떻게 답변할지 몰랐고, 그 친구(피해자)와는 친근하고 편한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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