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문화부 문화재 방재 전문가 공식브리핑서 밝혀
13세기 장미창 온전히 보전…장미창 연결 구조물 고열로 취약해져 교체 필요
보수공사 위해 설치한 비계 변형 심각…즉각 철거 필요
재벌·대기업 등 노트르담 재건 기부의사 약정액 1조원 넘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서 소방대의 발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화염의 연쇄반응에 따라 전면부의 양 종탑까지 불길이 번져 붕괴할 뻔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르 몽드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의 문화재 방재 전문가인 조제 바즈 드 마토스는 이날 노트르담 성당 사고수습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잔불까지 진화…성당 내부는?/ 연합뉴스 (Yonhapnews)
불길이 노트르담 대성당 전면부의 주된 구조물인 두 종탑의 목재로 된 지지대에 번지지 않도록 현장의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인 끝에 더 큰 재앙을 막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는 "불길이 이 (종탑의) 나무 구조물까지 닿았다면 종탑을 잃었을 것이고 우리가 종탑들을 잃는 순간부터 연쇄반응에 따라 성당(전체)을 잃을 만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두 종탑은 첨탑과 지붕이 화염으로 무너져내린 것과 달리 건재한 상태다.
파리소방청에 따르면 소방대는 노트르담 성당 화재 발생을 인지한 지 10분 만에 현장에 1진이 도착했다.
앞서 파리 검찰은 15일 오후 6시 20분께 한 차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불이 확인되지 않았고 이어 6시 43분에 두 번째 화재 경보가 울린 뒤 불이 난 것이 확인됐다는 초기 수사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파리소방청의 필리프 드메 부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방차 출동이 늦은 것이 아니었냐는 질의에 의혹을 부인하며 "우리가 그렇게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다면 두 종탑이 무너졌을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화재 당시의 긴박한 상황도 전했다.
드메 부청장은 "처음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을 믿을 수 없었지만 (출동한 뒤) 지붕이 붕괴한 순간부터 불길을 쉽게 잡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현재도 대성당 건물의 추가 붕괴 위험성이 있는지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지붕의 박공 부분이 더는 구조물의 지지를 받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라 시급히 교체와 보강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13세기에 만들어진 성당 내부의 장미창들은 모두 온전히 보전됐다면서도 장미창을 연결하는 구조물이 고열로 인해 취약해져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트르담 성당의 장미창들은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가톨릭 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가브리엘 플뤼스 파리소방청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성당 전체 구조물들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살펴보면서 약해진 부분이 어디인지, 철거나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파리 검찰청은 아직 추가 붕괴 가능성이 남아 있어 실내에서의 조사는 착수하지 못했다.
검찰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보강공사를 맡은 문화재복원업체의 직원과 현장 근로자들 30여명을 상대로 대면 조사만 진행한 상태로, 방화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는 화재로 소실된 첨탑과 지붕의 보강공사를 위해 둘러쳐져 있던 비계도 모두 화재 당시의 고열로 모두 심각하게 뒤틀린 상태라 속히 철거가 필요하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 비계 쪽에서 처음 불이 시작해 곧바로 지붕과 첨탑의 목재 부분으로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성당의 복원을 5년 이내에 끝내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재벌과 대기업, 개인들이 성당 재건에 쓰라며 약정한 기부 액수만 현재까지 약 8억8천만 유로(1조1천300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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