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고려할 때 올 설비투자 증가율 0.4%에 머무를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가 정부의 복지정책과 집세 약세 등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18일 경제전망 보고서에 실은 '최근 경기민감·비민감물가 동향 평가'에서 "근원물가 오름세 둔화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비경기적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올해 들어 1% 내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관리물가 및 집세 약세,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한은은 2012년 이후부터 경기 변동성이 줄며 경기민감물가보다 경기비(非)민감물가가 인플레이션 변동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경기비민감물가란 의료비나 공공서비스요금 등 경기 외적인 요인에 의해 바뀔 수 있는 물가를, 경기민감물가란 임금 등 경기 영향을 받는 물가를 뜻한다.
2012년∼2019년 1분기 근원인플레이션 변동성을 분해한 결과 경기비민감물가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이 93.6%, 경기민감물가는 6.4%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이후에는 경기비민감물가 상승률이 계속 둔화하면서 근원인플레이션도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진단됐다.
무상교육·보육 확대, 의료비 본인 부담 완화, 통신비 절감 정책 등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영향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온라인거래 확대도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또 임차주택 중 공공임대 비중이 늘어나고,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며 집세 상승률이 둔화한 점도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최근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석유류와 농축산물 가격 약세 및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비경기적 물가하방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 함께 실은 'IT 부문 설비투자 리스크 평가' 분석자료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0.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특히 높은 반도체 재고량을 근거로 가격하락이 올해 말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최근 일부 시장분석기관의 전망을 소개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들어 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IT 경기 여건 변화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 확대 시점이나 디스플레이업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설비전환 본격화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지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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