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김영춘·도종환 만나 노고 격려하며 총선 앞둔 당내 역할 논의
청와대·내각서 중량급 인사 속속 복귀…조국·이낙연 차출론 계속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김부겸 의원 등 당으로 복귀한 문재인 정부 1기 각료 출신 의원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하며 복귀자들의 당내 역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18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2일 각각 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을 마치고 돌아온 김부겸·김영춘·도종환 의원과의 만찬을 마련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장관직을 수행하며 고생하고 당에 복귀한 것을 환영하는 자리"라며 "아직 그분들이 당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이 대표가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한 의원들은 최근 주로 지역을 돌면서 그동안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지역 민심 청취에 주력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주간 대구에 내려가서 민심을 쭉 들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보다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그런 분위기와 민심이 이탈한 이유 등 나름대로 파악해본 것을 이 대표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통의 '험지' 대구에 깃발을 꽂아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김 의원은 내년 총선 대구·경북(TK) 선거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TK지역 민주당 의원은 "대구와 경북 모두 전체적으로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 이 지역에서 민주당 상황이 좋았던 적이 있느냐"면서 "김부겸 의원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내년 총선에서는 이러한 '인물에 대한 기대감'에 기반을 둔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춘 의원 역시 부산에서 지역 현안 토론회와 당원 설명회 등에 참석하며 부산·경남(PK) 민심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도종환 의원도 충북 청주에서 지역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당직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복귀한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1기 각료 출신이라는 상징성과 지역에서의 무게감 등을 고려해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일정 부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부겸 의원이나 김영춘 의원의 경우 영남권 의원이기에 총선에서 할 역할이 있다"며 "이 대표가 만찬 자리에서 의견을 들은 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지 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출신, 김부겸 의원 등 내각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당으로 속속 복귀하고 역할론이 대두되는 등 민주당은 총선 체제로의 전환 흐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다음 달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해 총선 전략 지휘에 착수하면 인재 영입 등 구체적인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권 내에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PK(부산·경남) 차출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촛불 정부의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부산뿐 아니라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조 수석"이라며 "사법개혁 등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뒤 총선이 가까워지면 부산에 와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뿐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 차출 필요성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능력과 무게감을 증명하면서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총리가 총선에서 당의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 총리는 올해 초 민주당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하면서 자신이 '자유인'이 될 경우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말로 임기 2년을 채우는 이 총리가 올해 안 적당한 시점에 당으로 복귀해 총선 승리를 이끌면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에 직접 출마도 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이 빠르게 총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인물 거론은 '아이디어'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조 수석이나 이 총리 등은 현직이 있기에 영입설은 아직 가설수준으로 봐야 한다. 당 지도부 수준에서 깊이 있게 검토하기엔 이르다"라면서 "총선 체제 초기에 진입한 것은 맞다. 전체 선거 구도를 정비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