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부동산 부문 대출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우려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 내놓은 '금융 시스템 리포트'에서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버블기이던 1990년 말 이후 처음으로 '과열' 상태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이 부동산 대출이 과열 상태라고 판단한 것은 28년 만이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78조9천370억엔(약 800조원)으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쿄신문은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4.1%에 달하고, 버블기의 대출 잔액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일본 경제 규모를 고려한 부동산 부문의 적정 대출 총액을 GDP의 11.6~13.9%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일본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2007년 이후 약 60조엔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차로 집권한 직후인 2013년부터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금융완화 정책을 펴면서 증가세로 방향이 잡혔다.
초저금리를 기조로 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채산성이 악화하는 지방은행이나 신용금고 등의 부동산 관련 투·융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주시하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땅값 등 다른 부동산 관련 지표는 과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 전체가 버블기의 과열 상태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 "금융 활동에서 과열이나 정체 여부를 판단하는 14개 지표 가운데 과열 조짐을 보인 것은 부동산 대출뿐"이라며 금융경제 전체 영역은 과열 상태에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초저금리 정책에 따른 예대마진 수익이 줄어 2017년 기준 최종 적자를 낸 지방은행 비율이 1%에 그쳤지만 2028년에는 58%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행은 6개월 단위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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