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마라톤 스캔들'…"기록조작해 보스턴마라톤 출전 의혹"

입력 2019-04-18 12:00   수정 2019-04-18 15:10

중국 또 '마라톤 스캔들'…"기록조작해 보스턴마라톤 출전 의혹"
"중국인 참가자 10분의 1은 기록 조작" 주장…출전 대행업체도 등장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인 마라토너들이 세계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자신의 기존 완주 기록을 조작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의 한 육상계 관계자가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에서 지난 15일 열린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중국인 마라토너 중 10분의 1이 기존 공인 성적을 조작해 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여러 명의 동료 주자들로부터 나를 충격에 빠뜨린 폭발적인 얘기를 들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세계 육상계를 충격에 몰아넣을 역겨운 뉴스"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조사하고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며 "나는 마라톤계 관계자로서 이것이 가짜 뉴스이기를 바랄 뿐이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 육상계 발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는 총 3만234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며 이 중 951명이 중국인이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 주최 측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존 대회 기록을 요구한다.
중국인 마라토너들이 꿈의 무대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 무대를 밟기 위해 기존 성적서를 위조해 주최 측에 제출함으로써 부정하게 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중국의소리(中國之聲)는 실제로 중국의 한 스포츠 여행 대행사가 참가 희망자들의 자격 조건을 따지지 않고 수속을 대행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국 국적 선수들이 주최 측에 제출한 기존 기록과 거리가 먼 저조한 성적을 낸 것도 '부정 등록'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 여성 참가자는 3시간 35분의 기존 기록을 제시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6시간 11분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른 남성 참가자는 3시간 5분의 공인 기록을 제출했지만 실제로는 5시간 26분 만에 결승선을 지났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는 마라톤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형 대회에서 많은 마라토너가 무리를 지어 '지름길'로 가 시간을 단축하려고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이는 등 진정한 스포츠 정신 정착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작년 11월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는 결승선 부근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이던 중국 선수에게 자원봉사자가 국기를 억지로 넘겨주려다가 우승을 놓치게 한 일도 벌어졌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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