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세종보 찾은 황교안 "모든 힘 다해 보 철거 막아낼 각오"(종합)

입력 2019-04-18 17:48  

공주·세종보 찾은 황교안 "모든 힘 다해 보 철거 막아낼 각오"(종합)
주민간담회서 "정부, 좌파환경단체 말만 들어"
홍준표 페이스북 비판엔 "가벼운 언행 안돼"

(공주·세종=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8일 공주보·세종보 현장을 찾았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 2월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를 제안한 상태로, 정부는 이해 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황 대표가 해체 대상에 오른 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 공주와 세종에 각각 위치한 이들 보의 해체와 관련한 정부 결정의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읽힌다.
황 대표의 이날 방문에는 당내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파괴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과 충청권 의원인 홍문표·이은권 의원 등이 동행했다.
황 대표는 공주보사업소 회의실에서 주민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정부가 당사자인 주민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좌파환경단체나 시민단체의 말만 듣고 있다"며 "공주시민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 해체를 '엄청나게 잘못된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공주보 철거로 가뭄, 홍수 등 실질적 피해를 볼 분들은 공주시민"이라며 "주민 의견은 무시하고, 제대로 검증도 안 해본 채 이렇게 혈세를 낭비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려고 하니 일이 이렇게 어려워지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모든 힘을 다해서 보 철거를 막아낼 각오"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 역시 정부의 보 해체 추진을 성토했다.
주민들은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 "정부가 공주시민들의 뜻을 저버리고 있다", "민관협의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회의록에는 원만하게 진행된 것처럼 기록돼 있다", "누구를 위해 보를 때려 부수나"라고 비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미자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 조사평가지원관이 "우려하시는 물과 교통권 보장에 대해선 불편이 없도록 선행 조치를 분명히 하겠다"며 "선행조치가 없다면 저희가 보 처리 등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정부 측 인사의 발언에 "지금 바로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물을 담아두면 어떻게 하나", "누가 물을 못 대게 하나", "조사를 다 하고 담수를 해준다는 것인가"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황 대표는 "총리 시절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가 금강보의 물을 활용해 저수지에 물을 공급해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간절하게 SOS를 쳤다. 당은 다르지만 도와드렸다"며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황 대표가 세종보를 찾았을 때 정의당 측 인사들이 "세종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은 사죄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황 대표를 비판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 세종시당으로 이동해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황 대표는 "공주보가 농업인들의 생명수를 책임진다면, 세종보는 세종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환경 지킴이"라며 "자기들 이념 지키겠다고 이렇게 혈세를 함부로 낭비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무가내 보 철거를 막기 위해 세종시당 당직자들이 선봉에 서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현장 방문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분노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정부가 정책을 바꿀 때는 철저하게 검증을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준표 전 대표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세월호 막말'과 관련해 "잘못된 시류에 영합하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황 대표를 비판한 것을 두고선 "여러가지 생각들이 있겠지만, 이 부분에 관해서는 가벼운 언행을 해선 안 된다"고 응수했다.


dh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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