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후변화' 시위 확산…전철 막고 야당대표 집앞 농성도

입력 2019-04-18 16:17  

英 '기후변화' 시위 확산…전철 막고 야당대표 집앞 농성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영국 런던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기후변화방지운동 단체인 '멸종저항' 소속 환경운동가들이 사흘째 런던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경찰국에 따르면 이날만 1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사흘간 체포된 사람은 400명을 넘어섰다.
멸종저항이 주도한 시위에는 부모와 자녀, 연금생활자, 과학자, 환경운동가 등 수천 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런던의 철도망과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집을 표적으로 삼는 등 시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이날 오후까지 마블 아치와 워털루 다리, 의회 광장, 옥스퍼드 광장 등 런던의 주요 명소를 점거한 탓에 주변 지역은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런던 최대 상업지구인 웨스트엔드의 트레이더들은 지난 사흘간 런던의 랜드마크를 가로막은 시위로 이미 수천만 파운드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시위대 3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런던 카나리 워프 역에서 경전철 운행을 지연시켰다.
2명은 전철 지붕 위로 올라가 '기후 비상사태-지금 행동하라'라고 적힌 깃발을 펼쳐 들었고, 1명은 전철에 몸을 밀착했다. 이들은 낮 12시 40분께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에 참여한 캐시 이스트번은 "사실 여기 있고 싶지 않았고, 교통을 방해한 것은 정말 미안하다"면서도 "두 딸의 미래가 위협받는 동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을 행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에는 시위대 4명이 코빈 대표의 집 울타리에 자신의 몸을 묶고 "코빈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이 나라의 희망"이라며 그를 지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외쳤다.
코빈 대표는 몇 시간 뒤 집을 나서면서 자신은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았고, 회담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잠시 후 자리를 뜨며 노동당이 멸종저항에 다음 주 만남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인 데이비드 램버트는 "우리는 시스템 변화와 소비 경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코빈은 그것을 할 수 있는 권위와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런던 시위는 영국에 본부를 둔 멸종저항이 조직한 국제 '기후 반란' 시위의 일부다. 시위대는 인도, 호주, 유럽, 미국 등 33개국 80개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16일 시위대가 국제형사재판소 건물을 점거했으며,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는 노스브리지에서 시위를 벌인 29명이 체포됐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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