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미술관 기획·주관 공식 체험전, 태평로 우정아트센터서 개막
돈스젤만 디렉터 "고흐 전시 넘쳐나지만 우린 전체적인 것 아울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반 고흐를 주제로 한 전시가 세계적으로 넘쳐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다른 전시는 부분적인 것에 집중하지만 우리 전시는 전체적인 것을 아우릅니다."
전시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를 내세워 서울을 찾은 아드리안 돈스젤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매니징 디렉터의 설명이다.
고흐 미술관은 인상파 화가 고흐(1853∼1890) 작품의 최대 소장처다. 미술사가 파올라 라펠리의 저서 '반 고흐 미술관'(마로니에북스)에 따르면 이곳에는 유화 200여점과 드로잉 1천여점, 판화 수십 점, 화첩 4권, 편지 750통이 소장돼 있다. '해바라기' 등 명작이 많지만, 보존 문제 등으로 좀처럼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다.
19일 중구 태평로 우정아트센터(옛 로댕갤러리)에서 개막하는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는 고흐 미술관이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직접 기획하고 주관하는 체험전이다.
전시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 '감자 먹는 사람들', '노란 집',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등 명작을 디지털 기술로 재현, 시각·청각·촉각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고흐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3D 복제화 8점도 배치됐다.
고흐 미술관 체험전은 2016년 중국에서 먼저 열렸고, 이번에는 스페인과 한국에서 동시 개막한다. 한국 전시는 마스트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준비했다.
돈스젤만 매니징 디렉터는 18일 우정아트센터 간담회에서 "고흐를 향한 관심과 열정에 보답하고자 새로운 형식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많은 세계인이 고흐를 좋아하지만, 이들이 그 예술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작품 하나를 미술관 밖으로 옮기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요. 우리 미술관에서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고흐 예술을 경험할까를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이러한 전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관람객들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가슴에 담아갈 수 있는 경험을 원한다. 관람객이 고흐의 삶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돈스젤만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서울 르메르디앙 M컨템포러리에서 폐막한 '러빙 빈센트' 전에서 진위 논란이 불거진 원화 3점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문제의 전시에는 독일 티에츠 가문에서 내려왔다는 '꽃이 있는 정물화', '수확하는 두 농부', '강이 있는 풍경' 3점이 고흐 진작으로 소개됐다. 전시기획사는 이 중 "'꽃이 있는 정물화'는 2004∼2005년 스위스 SGS 검증을 거친 후 반 고흐 미술관 인증을 받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돈스젤만 매니징 디렉터는 "'꽃이 있는 정물화'에는 잘못된 인증서, 즉 우리가 다른 작품에 발급해준 인증서가 붙어 있다"면서 "나머지 두 점은 한 번도 우리가 조사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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