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그룹, 洪회장 출금상태서 핵심증인 집중 접촉 시도
"윤지오 씨에 꽃배달, 빈번한 문자"…홍 회장 강제수사 진행 시기와 일치
윤씨 "장자연 소속사 대표, 洪회장 믿고 친했던 사람" 주장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정현 기자 = 이른바 '장자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사건 연루 혐의를 두고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을 강제수사하던 시기에 머니투데이그룹 측이 사건 핵심증인을 집중적으로 접촉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머니투데이그룹 소속 기자는 홍 회장 관련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에 사건 목격자인 고(故) 장자연 씨의 동료 윤지오 씨의 주소지를 수소문해 꽃다발을 보냈을 뿐 아니라 문자메시지를 여러차례 보내며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 취재활동을 넘어선 듯한 접촉 시도가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홍 회장의 직간접적 지시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8일 이 사건의 목격자인 윤씨의 인터뷰 내용과 당시 수사기관의 기록 등을 종합하면 경찰은 2009년 3월께 홍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2008년 8월 한 가라오케에서 발생한 장씨의 성추행 피해 사건의 피의자로 홍 회장을 지목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사건보다 5개월쯤 전에 윤씨가 홍 회장을 식사자리에서 만나 명함을 받았는데, 경찰은 이 명함을 단서로 삼아 홍 회장을 사건 피의자로 특정했다. 홍 회장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가 없어 결국 무혐의 처분됐다.
문제는 홍 회장을 겨냥한 강제수사가 급물살을 타던 시점에 머니투데이그룹 계열사 스타뉴스 소속의 김건우 기자(현 머니투데이 기자)가 핵심 증인인 윤씨를 집요하게 접촉하려고 했던 정황이다.
김 기자는 윤씨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고 직접 꽃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청과 꽃을 보낸 시점이 바로 홍 회장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무렵이었다.
김 기자는 지난 17일 낸 입장문에서 2009년 3월 23∼28일 윤 씨에게 다섯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는 특히 3월 23일 '지오씨 잘 생각해봐주세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는데, 공교롭게도 이는 경찰이 홍 회장과 그의 가족 명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수사를 진행하던 때와 일치한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던 김 기자가 급기야 윤씨에게 꽃을 보낸 것은 일주일 뒤인 3월 30일. 이후 4월 12일 홍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13일 주거지 폐쇄회로(CC)TV 관련 수사가 계속 이어졌다.
윤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꽃바구니에 '오해가 있으니 풀고 싶다'고 손으로 적은 카드와 함께 머니투데이 명함이 꽂혀 있어 경찰에 모두 넘겨줬다"며 "지금도 김건우가 누군지 모르겠다. 경찰이 홍 회장을 지목했으므로 꽃도 머니투데이 홍 회장 측에서 보낸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자신의 접촉 시도가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취재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를 두고,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윤씨의 기자간담회에서 뉴스1 등 머니투데이 계열 기자들이 취재를 명분으로 윤씨에게 홍 회장을 방어하려는듯한 질문을 쏟아냈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통상 언론사 사주와 소속 기자의 관계를 고려할 때 김 기자가 10년 전에도 회사의 지시를 받고 윤씨를 접촉하려고 나섰거나, 적어도 윤씨에게 접근하기 전 회사에 보고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지오와 함께 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속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기자와 간담회에 있던 머니투데이 계열 기자들의 취재를 순수하게 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다른 의원도 "기자들이 자사 오너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데 과도한 의욕을 보인 것은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공감했다. 이들 두 의원은 익명을 요구했다.
당사자인 윤씨는 김 기자의 주장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윤씨는 특히 김 기자가 공개한 경찰 조서 중 경찰이 '윤지오 진술에 의하면 꽃바구니에 카드 등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 "저는 당시 꽃배달에 대해 조사받은 적이 없는데 '진술'이라니 무슨 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윤씨는 김 기자 입장문에 나타난 허점도 지적했다.
그는 "김 기자가 첫 입장문에서는 3월 31일 H 대학교에서 나와 마주쳤을 때 내가 '왜 꽃을 보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해놓고,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같은날 나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김 기자가 '당시 꽃배달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다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꽃배달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그 본질을 덮으려 다른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지오 씨는 홍 회장이 장자연 씨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였던 김종승 씨와 특수관계였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당시 급속히 성장하던 연예전문매체 스타뉴스를 계열사로 갖고 있었고, 윤씨에게 꽃을 보냈다고 주장한 김 기자도 이 매체 소속이었다.
윤씨는 "김종승 대표는 저희에게 언론사 관계자들의 명함을 못 받게 했다. 따로 연락하지 말라는 뜻이었다"며 "그러나 홍 회장이 내게 명함을 줬을 때는 제지도 하지 않았고, 가져가지도 않았다. 홍 회장은 김 대표가 그것을 용인할 정도로 믿었고 친했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윤씨는 "홍 회장과 김 대표가 굉장히 자주 만나는 사이 같았고, 자연 언니(장자연 씨)도 (홍 회장을) 한번 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홍 회장은 보강 수사를 통해 결국 무혐의 처분됐지만 그가 경찰 수사 도중 기자를 시켜 피해자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 연예기획사 대표와의 긴밀한 관계 등을 놓고는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씨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3번째 증언』북콘서트 후 기자간담회에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으니 (홍 회장) 본인이 수사를 받으면 되겠네요. 저는 16번 조사받았는데 홍 씨는 몇 번 받았나요"라고 말한 바 있다.
홍 회장이 김종승 씨와 특수관계라거나 장자연씨와 여러 번 봤다는 주장과 관련해 연합뉴스는 당사자로부터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홍 회장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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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씨에 꽃배달, 빈번한 문자"…홍 회장 강제수사 진행 시기와 일치
윤씨 "장자연 소속사 대표, 洪회장 믿고 친했던 사람" 주장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정현 기자 = 이른바 '장자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사건 연루 혐의를 두고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을 강제수사하던 시기에 머니투데이그룹 측이 사건 핵심증인을 집중적으로 접촉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머니투데이그룹 소속 기자는 홍 회장 관련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에 사건 목격자인 고(故) 장자연 씨의 동료 윤지오 씨의 주소지를 수소문해 꽃다발을 보냈을 뿐 아니라 문자메시지를 여러차례 보내며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 취재활동을 넘어선 듯한 접촉 시도가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홍 회장의 직간접적 지시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8일 이 사건의 목격자인 윤씨의 인터뷰 내용과 당시 수사기관의 기록 등을 종합하면 경찰은 2009년 3월께 홍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2008년 8월 한 가라오케에서 발생한 장씨의 성추행 피해 사건의 피의자로 홍 회장을 지목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사건보다 5개월쯤 전에 윤씨가 홍 회장을 식사자리에서 만나 명함을 받았는데, 경찰은 이 명함을 단서로 삼아 홍 회장을 사건 피의자로 특정했다. 홍 회장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가 없어 결국 무혐의 처분됐다.
문제는 홍 회장을 겨냥한 강제수사가 급물살을 타던 시점에 머니투데이그룹 계열사 스타뉴스 소속의 김건우 기자(현 머니투데이 기자)가 핵심 증인인 윤씨를 집요하게 접촉하려고 했던 정황이다.
김 기자는 윤씨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고 직접 꽃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청과 꽃을 보낸 시점이 바로 홍 회장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무렵이었다.
김 기자는 지난 17일 낸 입장문에서 2009년 3월 23∼28일 윤 씨에게 다섯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는 특히 3월 23일 '지오씨 잘 생각해봐주세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는데, 공교롭게도 이는 경찰이 홍 회장과 그의 가족 명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수사를 진행하던 때와 일치한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던 김 기자가 급기야 윤씨에게 꽃을 보낸 것은 일주일 뒤인 3월 30일. 이후 4월 12일 홍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13일 주거지 폐쇄회로(CC)TV 관련 수사가 계속 이어졌다.
윤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꽃바구니에 '오해가 있으니 풀고 싶다'고 손으로 적은 카드와 함께 머니투데이 명함이 꽂혀 있어 경찰에 모두 넘겨줬다"며 "지금도 김건우가 누군지 모르겠다. 경찰이 홍 회장을 지목했으므로 꽃도 머니투데이 홍 회장 측에서 보낸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자신의 접촉 시도가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취재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를 두고,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윤씨의 기자간담회에서 뉴스1 등 머니투데이 계열 기자들이 취재를 명분으로 윤씨에게 홍 회장을 방어하려는듯한 질문을 쏟아냈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통상 언론사 사주와 소속 기자의 관계를 고려할 때 김 기자가 10년 전에도 회사의 지시를 받고 윤씨를 접촉하려고 나섰거나, 적어도 윤씨에게 접근하기 전 회사에 보고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지오와 함께 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속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기자와 간담회에 있던 머니투데이 계열 기자들의 취재를 순수하게 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다른 의원도 "기자들이 자사 오너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데 과도한 의욕을 보인 것은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공감했다. 이들 두 의원은 익명을 요구했다.
당사자인 윤씨는 김 기자의 주장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윤씨는 특히 김 기자가 공개한 경찰 조서 중 경찰이 '윤지오 진술에 의하면 꽃바구니에 카드 등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 "저는 당시 꽃배달에 대해 조사받은 적이 없는데 '진술'이라니 무슨 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윤씨는 김 기자 입장문에 나타난 허점도 지적했다.
그는 "김 기자가 첫 입장문에서는 3월 31일 H 대학교에서 나와 마주쳤을 때 내가 '왜 꽃을 보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해놓고,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같은날 나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김 기자가 '당시 꽃배달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다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꽃배달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그 본질을 덮으려 다른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지오 씨는 홍 회장이 장자연 씨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였던 김종승 씨와 특수관계였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당시 급속히 성장하던 연예전문매체 스타뉴스를 계열사로 갖고 있었고, 윤씨에게 꽃을 보냈다고 주장한 김 기자도 이 매체 소속이었다.
윤씨는 "김종승 대표는 저희에게 언론사 관계자들의 명함을 못 받게 했다. 따로 연락하지 말라는 뜻이었다"며 "그러나 홍 회장이 내게 명함을 줬을 때는 제지도 하지 않았고, 가져가지도 않았다. 홍 회장은 김 대표가 그것을 용인할 정도로 믿었고 친했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윤씨는 "홍 회장과 김 대표가 굉장히 자주 만나는 사이 같았고, 자연 언니(장자연 씨)도 (홍 회장을) 한번 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홍 회장은 보강 수사를 통해 결국 무혐의 처분됐지만 그가 경찰 수사 도중 기자를 시켜 피해자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 연예기획사 대표와의 긴밀한 관계 등을 놓고는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씨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3번째 증언』북콘서트 후 기자간담회에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으니 (홍 회장) 본인이 수사를 받으면 되겠네요. 저는 16번 조사받았는데 홍 씨는 몇 번 받았나요"라고 말한 바 있다.
홍 회장이 김종승 씨와 특수관계라거나 장자연씨와 여러 번 봤다는 주장과 관련해 연합뉴스는 당사자로부터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홍 회장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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