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22일부터 8일 일정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을 도는 해외 순방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19일 아베 총리가 이달 22~29일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벨기에, 미국, 캐나다 등 6개국을 순방한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순방은 오는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지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대표로서 주요 국가 정상들과 의제를 사전 조율하고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순방 대상국 중 4개국이 주요 7개국(G7) 멤버이고, 벨기에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수도로 둔 곳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는 이번 순방을 통해 해당국 정상들과 G20 오사카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올 8월 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의장국인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오사카 G20 정상회의가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안보 분야를 비롯한 폭넓은 분야에서 양국 간 관계 강화방안을 협의한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했던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중국과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이탈리아를 이번 순방에 포함한 것은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EU 수뇌부와 만나 양측이 맺은 경제연대협정(EPA)과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에 근거한 새로운 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U와 일본은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EPA를 올 2월 발효시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켰다.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찾는 슬로바키아에서는 1991년 결성된 동유럽 지역협력체인 비셰그라드 그룹 소속 4개국(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과 'V4+일본' 정상회의를 연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에도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V4 정상들과 회동한 바 있어 6개월 만에 또다시 만나는 셈이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는 이 회의에서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유럽 간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6~27일로 잡힌 미국 방문 중에는 내달 25~28일 국빈 방일 일정을 확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일본과 미국 사이에는 이달 협상이 시작된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를 앞두고 무역협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16일 이뤄진 1차 협상에서 협상 범위를 조율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아베 총리의 이달 방미 전에 2차 협상을 하기로 했다.
또 미국이 물품 협상 외에 양국 간 교역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 아베 총리 방미를 계기로 미국에서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이번 방미 중에 북한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양국 동맹을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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