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양대 항공사 지배구조 변화 등 고려, 이례적 전수 점검
(세종=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정부가 이례적으로 국적 항공사 비행기 400대 모두에 대해 긴급 안전 점검을 진행한다.
최근 항공기 고장·회항 사건이 잇따르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020560]의 지배구조까지 바뀌면서 자칫 어수선한 업계 분위기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장기 운항 지연, 결항, 회항 등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4∼5월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조치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9개 국적 항공사 항공기(400대)에 대한 특별 일제 점검이 이뤄진다. 최근 1년간 결함 이력 등을 분석해 항공기별로 고장이 잦은 취약 부분을 찾아내 다시 한번 살펴보는 작업이다.
안전 점검은 항공사별로 항상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가 나서 국적 항공사 항공기 전수를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이례적 조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비행기 나이가 20년을 넘거나 고장이 잦은 항공기(항공사별 상위 10%)는 장거리와 심야 시간대에 운항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기장 심사도 강화된다. 비정상 운항으로 최근 3년 내 행정처분을 받았거나, 경력이 1년 미만으로 짧은 기장 약 237명을 대상으로 특별심사가 진행되고, 불합격 판정을 받은 기장은 재교육과 평가를 통해 기량이 입증된 경우에만 조정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모의 비행 장치를 통한 비상 상황 대처 훈련 주기도 짧아진다. 엔진 정지·나쁜 기상 대처 훈련은 12개월에서 6개월로, 여압장치 고장 대처 훈련은 3년에서 2년으로 조정된다. 항공사 정비·운항 분야에 대한 정부의 상시점검 가운데 불시점검 비율도 현행 5%에서 10%로 높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항공안전 강화 방안으로 항공사들의 안전관리 이행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연간 안전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8일 대한항공[003490] 모(母)그룹인 한진 조양호 회장이 미국에서 별세했고, 경영난을 겪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대 국적 항공사의 지배구조 개편의 혼란 속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광주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는 착륙 과정에서 타이어가 손상됐고, 이어 11일에는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기가 이륙 중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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