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즌' 정상에서 화룡점정…"감독님의 '자유이용권'이 더 좋아"
(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농담처럼 우승 반지 갖고 결혼하면 좋겠다고 얘길 했었는데…. 저희 팀 전통이잖아요."
진정한 '왕좌'에 오른 이대성(29·현대모비스)은 여느 때처럼 여유롭고 거침없었다.
이대성은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 홈 경기에서 승리, 우승을 확정한 뒤 "부상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했다. 힘든 점이 잊히고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12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을 포함해 4강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팀은 물론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우뚝 선 이대성의 '성장 드라마'가 우승과 MVP 등극으로 화룡점정을 이룬 순간이었다.
그는 정규리그 34경기에서 평균 28분 23초를 뛰며 14.1점을 올렸고,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선 평균 30분 넘게 소화하며 16점대 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우는 등 어려움도 있었으나 복귀 이후 날아다니며 팀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통합우승까지 기세를 이어가는 데 앞장섰다.
결혼을 앞두고 우승 반지와 MVP까지 거머쥐어 겹경사를 누린 이대성은 "예전에 (양)동근 형도 MVP가 되시고 결혼을 하셨는데, 이제 팀의 전통이 된 것 같다"면서 "좋은 시기에 우승했으니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내내 이어진 그의 맹활약과 더불어 화제가 된 건 '자유이용권'이었다.
유재학 감독이 우승하면 다음 시즌 이대성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유 감독과 이대성이 이를 놓고 벌인 '유쾌한 신경전'은 시즌 내내 이슈였다.
우승이 확정되자 유 감독은 시원하게 이를 허락하며 "본인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게 하면서 다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MVP와 자유이용권 중 어떤 것이 더 좋으냐고 묻자 "자유이용권이 훨씬 더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완전 '프리 스타일'로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님께서 더 믿어주신다는 뜻이니까, 내년에는 신나게 더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대성은 "감독님을 많이 원망하고 미워할 때도 있었다. 감독님도 제게 실망하신 적이 있는데 속마음을 솔직히 말씀드리고서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을 믿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제가 감독님을 더 믿고 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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