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인터뷰서 민주당측 탄핵 거론…트럼프 진영은 "범죄 없어"
민주 '특검 해임지시 불응' 백악관 前고문 증언 추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특검보고서 내용이 18일 공개된 이후 민주당과 트럼프 진영 사이에 날 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맞섰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서 특히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은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다.
시프 위원장은 "대통령 후보이자 현재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저항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환영했다는 사실은 닉슨이 했던 그 어떤 행동도 훨씬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선 민주당 일각의 탄핵 추진 주장과 관련, "그건 매우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탄핵이 국가를 위한 최선의 길이 될 것인지를 몇 주 안에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도 NBC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증거를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그것에 도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탄핵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많은 증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로버트 뮬러 특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 때문에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을 자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2016년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관계자들과 만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관한 정보 입수를 논의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다른 사람들이 왜 기소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특검 해임을 추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불응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을 출석시켜 증언을 듣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검 해임 추진'은 사법방해 의혹의 핵심 중 하나다.
민주당의 엘리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탄핵 추진과 관련,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면서도 "아마도 그것이 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재정 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감독개혁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 중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는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접촉에 대해 "잘못된 것이 없다"며 "러시아인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는 없다"면서 "우리는 도덕의 영역으로 들어가려는 것인가. 검사들이 보는 것은 도덕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측 접촉에 대해 "아마도 경솔한 것이었지만 불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NBC 인터뷰에서도 '외국의 적이 훔친 자료를 갖고 선거운동을 해도 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도난당한 자료에 달려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접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검보고서 공개 이후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이 "구역질이 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과 관련, "정치적 적수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ABC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 트럼프 후보의 선출을 위해 노력했다는 특검 조사 내용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후보였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콘웨이에 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시프 위원장은 이와 관련, 콘웨이 고문은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를 도우려 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콘웨이로부터 또 다른 대안적 사실을 들었다"고 비판했다.
'대안적 사실'은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군중 규모를 놓고 당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틀린 내용을 말했다고 NBC 뉴스 진행자가 지적하자 콘웨이 고문이 "스파이서는 대안적 사실을 준 것"이라고 답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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