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산불, 인재 아냐" 발언에 뿔난 이재민들 "사죄하라"(종합)

입력 2019-04-22 14:47   수정 2019-04-22 16:06

최문순 "산불, 인재 아냐" 발언에 뿔난 이재민들 "사죄하라"(종합)
최 지사 "인재가 분명하면 국가 책임 없어져…정부도 책임져야"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원인에 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인재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전파를 타면서 이재민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산불이 발생한 지 보름이 넘었으나 피해보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보상 문제를 두고 한전과 소송에 들어갈 준비까지 하는 주민들로서는 최 지사의 발언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고, 최 지사는 정부와 한전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성·속초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오전 강원도청을 찾아 "최문순 도지사는 고성산불 망언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오전 9시 15분부터 이뤄진 최 지사와 면담에서 이재민들은 "인재가 아니라고 하면 자연재해밖에 없는데 왜 인재라고 했느냐"며 항의했다.
이재민들은 "저희는 한전과 소송에 돌입해야 하는 데 정말 힘들다. 솔직한 얘기로 옆에서 누가 도와주냐. 우리가 돈도 다 걷어서 해야 하는 입장인데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최 지사는 "인재가 분명하면 국가는 책임이 없어진다"며 "정부도 관리 책임 등 포괄적인 책임이 있으니 함께 나서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한전과 소송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모범적으로 불을 잘 껐듯이 피해보상 문제도 빨리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월 30일까지만 기다려달라"며 전적으로 주민들 편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민들은 "어찌 됐든 이런 상황에서 방송된 모습에 피해주민은 오해가 많다"며 "해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피해주민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최 지사는 "인재라고 하겠다"며 "방송에서 한전 책임 없다고 한 적도 없고, 한전 책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대신 소송해서 빨리 끝내자'는 얘기를 한 점들도 함께 인식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최 지사는 지난 20일 방영된 도내 한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예' 또는 '아니오'(Yes or No) 단답형 퀴즈에서 '이번 동해안 산불은 모두 확실한 인재다'라는 질문에 'No'라고 답했다.

이날 이재민들은 아직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가구당 1천300만원으로는 생계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는 점도 하소연했다.
양봉업을 하는 한 이재민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잃었는데 행정이 이원화돼있는지 삼원화돼있는지 누구는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누구는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양봉인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피해 신고를 하지 못한 양봉인도 있다"고 호소했다.
다른 이재민은 "18일 동안 정부가 보여준 건 금리 인하 말곤 아무것도 없고, 신용불량자는 대출도 받을 수 없는데 이달 말까지 굶어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신용보증기금에 가도 심사 기간만 1주일, 2주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재민들 이익을 대변하고, 이재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피해보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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