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결과 따르겠다는 산자부 차관 말에 분노"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는데도 관련 기관이 사과조차 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2일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누구 하나 죄송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기관, 과학계, 연구원 등은 지열발전 문제를 간과했으니 공식 사과하고 모든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소송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한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 차원에서 무엇인가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달 초 가진 기자간담회와 기자회견에서 "시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여러 번 사과했다.
그는 "공식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사과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며 "지열발전이 지진을 촉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공식으로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열발전 주관기관인 넥스지오가 지진유발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지목한 논문을 쓴 이진한·김광희 교수를 상대로 연구윤리를 문제 삼고 입막음하려 했다"며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자책해야 할 텐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평가원, 지질자원연구원, 넥스지오는 지열발전과 관련한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국내에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넥스지오는 확약서에 따라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연구원은 외국에서는 자료를 발표해 이율배반적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자료를 왜곡시킬 것을 대비해 비공개 규정을 만들었을지 몰라도 더 큰 일이 일어났고 더 큰 목적이 있으니 사문화돼야 한다"며 "앞으로 자료 공개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시설과 관련해서도 "일부 국내 연구진이 괜찮다고 하는데 양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 사람들이 또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겠는가. 참 답답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갑자기 '백두산 지진'이 왜 나오느냐"며 "증거는 없지만 지질자원연구원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이 포항지진을 희석하려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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