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8경기 무승 제주는 "조성환 감독 계속 신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이 시즌 초반부터 사령탑 '수난 시대'를 겪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에른 안데르센(노르웨이) 감독이 7라운드를 마지막으로 경질되자 '전통의 강호' 포항 스틸러스의 최순호 감독마저 성적 부진의 부담 속에 팀을 떠났다.
포항 구단은 22일 최순호 감독과 결별을 선언했다. 정규리그 10위에 머무는 팀 성적 때문이다.
이번 시즌 첫 감독 경질의 포문은 인천이 열었다.
인천은 지난 15일 "안데르센 감독과 계약 해지를 통해 결별하게 됐다"라며 "임중용 수석코치 대행체제로 경기력 향상과 분위기 쇄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강등권으로 추락한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안데르센 감독은 첫해 K리그1 무대에서 9승 7무 8패를 거두고 팀을 최종 9위로 올려놓아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상위 스플릿 잔류'를 목표로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과 측면 공격수 허용준을 비롯해 베트남 대표팀의 유망주 콩푸엉마저 영입하며 공을 들였다.
인천은 개막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5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했고, 인천은 결국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임중용 수석코치의 대행체제로 변신했다.
'임중용 대행체제'로 나선 인천은 FA컵 32강에서 탈락했지만 지난 21일 FC서울과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 0-0으로 비기면서 '꼴찌'를 벗어나 상위권을 향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도 '감독 경질'에 동참했다.
포항은 지난 20일 대구FC에 0-3으로 패한 뒤 최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까지 치고 오르면서 '명가 재건'의 희망을 봤던 포항은 이번 시즌 개막 2경기를 모두 패해 힘겹게 출발했다.
그나마 이후 2승을 챙겼지만 8라운드까지 2승 1무 5패의 부진에 빠지자 결국 최 감독의 경질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최근 정규리그에서 2연패를 당하는 동안 무득점에 5실점을 했던 게 구단 수뇌부의 경질 의사에 불을 댕겼다.
정규리그 개막 8경기 만에 2명의 사령탑이 바뀌면서 세 번째 희생양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축구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개막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에서 허덕이는 제주의 조성환 감독에게 쏠린다.
2013년 제주 2군 감독으로 시작해 2014년 12월 제주의 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조 감독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현재 K리그1 사령탑 가운데 최장수다.
조 감독은 사령탑 첫해에 6위, 2016년 3위, 2017년 2위, 2018년 5위에 오르며 제주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개막 8경기째 승리를 챙기지 못해 '경질 위기'를 맞고 있다.
8경기 동안 6득점에 12실점으로 팀의 공수 밸런스는 완전히 무너졌다.
제주는 여론과는 달리 여전히 조 감독을 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 관계자는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비록 성적이 좋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조 감독을 신임하고 있다"라며 "시즌 초반이다. 팀의 약한 고리를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박진포 주장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오늘부터 자진해서 합숙에 들어갔다"며 "지금은 조 감독을 믿고 갈 때"라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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