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유치장 나와 법원 이동…오후 늦게 구속 여부 결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윤태현 기자 = 변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대그룹 일가 3세 정모(28)씨는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인천 남동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이동했다.
정씨는 체포 당시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정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인천 남동서에서 "공급책 이씨와는 어떤 관계인가. 공급책과 대마를 흡연할 당시 함께 있었던 지인은 누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한 마디도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또 "(SK그룹 3세) 최씨 외에 다른 재벌가 지인과도 대마를 투약했느냐"는 물음에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이종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마약 상습 투약' 현대가 3세 묵묵부답…영장심사 출석 / 연합뉴스 (Yonhapnews)
정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을 총 11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과거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 공급책 이모(27)씨로부터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7차례 사서 반복해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또 앞서 경찰에 구속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와도 지난해 최씨 자택에서 1차례 대마초를 함께 흡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아버지 회사에서 상무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씨 여동생(27)도 2012년 대마초 투약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올해 2월 사업차 영국으로 출국한 정씨는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입국 시점을 변호인과 조율했으며 2개월 만인 이달 21일 자진 귀국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최씨는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근무했다.
최씨는 최근 검찰로 송치돼 추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르면 25일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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