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에 16만명 서명…러시아 정부는 아직 반응 없어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러시아의 동물 애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바다표범 고기로 만든 훈제 소시지의 생산을 금지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바다표범 소시지는 모스크바에서 약 5천800km 떨어진 오호츠크해 마가단 지역의 한 회사에서 생산하며, 소시지 생산을 위해 약 140마리의 바다표범이 총에 맞거나 곤봉 같은 것에 두들겨 맞아 죽었다.
지금까지 현지에서만 판매된 바다표범 고기는 소시지뿐 아니라 잼처럼 빵 등에 발라 먹는 파테나 고기를 다진 스팸 형태로도 제조된다.
마가단 당국은 "바다표범 고기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칼로리가 낮고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해 건강에 좋다"고 설명했다.
바다표범 고기의 맛은 생선 냄새가 나는 간 같고 질감은 송아지나 오리고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다표범 소시지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인 올가 살니코바는 "바다표범은 지능이 매우 발달한 포유동물로, 식용으로 쓰려고 죽일 필요가 없다"며 "그것은 원시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했다.
살니코바가 속한 이 단체는 푸틴 대통령에게 바다표범 소시지의 생산을 금지해줄 것을 호소하는 청원을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 올렸으며, 지금까지 16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동물 애호가를 자처하는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아기 하프물범의 사냥을 금지한 바 있지만, 아직 러시아 정부는 이번 청원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가단 관리들은 인근 해역에 바다표범 5만 마리가 있다며 소시지 생산을 늘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물학자 일야 볼로딘은 마가단이 기후가 좋지 않아 바다표범 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식적인 바다표범 사냥 할당량이 종종 제멋대로라고 지적했다.
볼로딘은 "소고기로 소시지를 만드는 것이 더 저렴하고 쉬운데 바다표범 소시지를 만드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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